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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유럽연합(EU)의 심사 유예로 해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M&A)이 2년 9개월째 답보 상태다. 기업결합을 끝내기 위해선 6개국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3개국에서 승인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현재 중국과 싱가포르, 카자흐스탄은 '조건 없는 승인'으로 심사 완료했다. 나머지 EU와 한국, 일본은 여전히 심사 중이다.

 가장 중요한 EU의 기업결합심사는 지난해 7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등을 이유로 일시 유예됐다. 

 유럽 선주들이 모여있는 EU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대한 득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선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독과점을 우려해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8월 기준 올해 발주된 14만㎥급 이상 LNG선 38척 중 37척(97.4%)을 수주했다. EU로선 수주 독점에 따른 선가 상승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두 기업의 합병은 해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EU 문턱을 넘으면 한국과 일본도 빠르게 심사를 마무리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주요 업무 현황 보고에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이 EU에서 조선 최대시장 유럽의 경쟁 당국인 EC(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동향을 본 뒤 결론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자국 편들기 논란을 피하기 위해 심사를 지연하고 있단 것이 업계 분석이다.

 조선업계에서는 "EU 심사 재개 시점을 알기 어려워 연내 합병이 가능할 지 의문"이라며 "기업결합 시기를 놓치면서 그에 따른 기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닐지"라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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