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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시간
길 위의 시간

여행큐레이터이자 작가인 김윤경 씨가 길 위에서 보낸 시간을 추억하는 단편소설들을 엮어 첫 소설집 '길 위의 시간'을 펴냈다. 

 책에는 '레몬과 오렌지' '내 안의 산' '알혼섬에 묻다' '소금꽃' '티베트에서의 7일' '조팝나무 꽃' '조금 아는 사람' '김 노인의 피댓줄' 등 8편의 단편소설을 실었다.

 작품에는 전 남편의 돈으로 바이칼 호수에 가는 여자(알혼섬에 묻다), '그'를 잊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제주도로 떠나는 여자(소금꽃),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상처를 나누는 경희(티베트에서의 7일) 등이 등장한다. 

 서로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여행하며 변화한 상황에 따른 인물 내면을 탐구한다는 면에서 궤를 같이한다.

 말로 다 못할 개인적인 사정에 처해 있는 이들이 자신의 상처를 제대로 직시하고 해결해 가는 방법은 머무르지 않는 것, 즉 여행이다. 

 현재의 공간은 나에게 가장 익숙한 장소이지만 익숙해지지 않는 삶의 치명상은 온전히 내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더 많이 받게 된다. 그리고 이 아이러니를 완성하는 것이 바로 '낯선 길 위에서의 치유'다. 책 속 '길'의 종착지는 방황이나 슬픔 혹은 고통이 아니다. 

 저자는 여행을 통해 '진정한 나'를 찾는 힐링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정말 잘 머무르기 위해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로 돌아와야 하는지 알아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소설에 담아냈다. 책에선 저자가 직접 찍은 몇 장의 사진도 이미지로 소개한다.

 김윤경 작가는 울산 출신으로 울산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2016년 동서문학상에서 '알혼섬에 묻다'가 입선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고, 2019년 한국문인협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에 소설 '레몬과 오렌지'가 당선돼 등단했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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