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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할머니가 살아계셨던 사진 속 집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했고, 그 자리엔 할머니의 아들만이 남아있다.
오래전 할머니가 살아계셨던 사진 속 집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했고, 그 자리엔 할머니의 아들만이 남아있다. 정우모 제공

20여 년의 세월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을까. 

 반구대 암각화 주변에 위치한 작은 산속마을인 한실마을 또한 지난 20년간 많은 변화 속에 흘러왔다. 

 정우모 사진작가는 이 마을의 변화에 주목했다. 울주군 언양읍 출신의 정 작가는 지난 1999년 한실마을을 촬영한 계기로 마을의 이야기에 꾸준한 관심을 이어왔다. 

 그리고 2021년. 작가는 지난 1999년에 촬영한 사진 속 같은 마을의 장소를 찾아 세월의 변화를 또다시 필름 속에 담아냈다. 

 정 작가는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길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울산 속의 오지로 알고 있던 한실마을은 버스가 들어오지 않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마을 사람들이 도시로 나가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며 "도시 속의 작은 섬이 되어 사연댐으로 수몰된 마을을 뒤로하고 이주한 사람들의 흔적과 살던 집터의 흔적은 희미하지만 오롯이 남아있다"고 회상했다. 

 이번 전시에선 1999년에 촬영한 사진 11점과 2021년에 촬영한 사진 11점을 비교하며 선보인다.

 사진을 비교하며 세월의 차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오래전 할머니가 살아계셨던 사진 속 집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했고, 그 자리엔 할머니의 아들만이 남아있다. 

물이 빠진 곳은 돌담과 돌이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모습.
물이 빠진 곳은 돌담과 돌이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모습.

 또 소박한 시골의 향기가 담긴 마을은 도시인의 별장처럼 깔끔하게 바뀌었고, 물이 빠진 곳은 돌담과 돌이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정 작가는 "다시 찾은 마을에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해 나가는 과정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며 "이번 작업이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한실마을의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사진 속에 담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우모 작가는 계명문화대학교 사진영상과를 졸업하고 현재 울산사진학회회원, 울산사진공간대표를 맡고 있다.

 이번 전시는 17일부터 23일까지 모하아트센터 갤러리(울주군 두동면 반구대안길50-7)에서 마련된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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