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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울주군청 광장에서 열린 울주군 환경공무직 공개채용 체력검정 시험에서 한 응시자가 마대 20kg를 들고 뛰고 있다.  이상억기자 agg77@
19일 울주군청 광장에서 열린 울주군 환경공무직 공개채용 체력검정 시험에서 한 응시자가 마대 20kg를 들고 뛰고 있다. 이상억기자 agg77@

"바늘구멍을 뚫어라."

19일 오전 울주군 잔디광장에 환경공무직 공개채용 체력 검정이 열렸다.

환경미화원이라는 직명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그 명칭이 환경공무직으로 바뀌고 치러진 울주군 환경직 공무원 첫 채용 시험이다.

지난 9월 29일부터 30일까지 서류를 접수한 결과 전체 4명을 뽑는데 총 109명이 지원, 27대1을 기록했다.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응시자는 모두 22명. 전체 응시자 중 4명이 여성이었고, 이 가운데 최종 서류 전형을 통과한 여성은 1명이었지만 체력 시험이 부담스러운 때문인지 당일 불참 통보를 해와 결국 21명의 남성만이 체력검정 현장에 함께했다.

체력검정은 '윗몸일으키기'와 '마대 상·하차', '마대 들고 앉았다 일어나기' 등 3개 종목으로 진행됐다.

'윗몸일으키기는 주어진 1분 안에 몇 개를 기록하는지를, '마대 상·하차'는 20㎏짜리 마대를 메고 10m 떨어진 준비된 차량에 싣고 난 뒤 다시 제자리에 모두 갖다 놓을대까지 경과한 시간을 측정했다. '마대 들고 앉았다 일어나기'는 15㎏짜리 마대를 시작신호와 함께 제자리에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1분 동안의 횟수를 측정하는 테스트다.

울주군 관계자로부터 체력검정 설명을 듣고 있는 응시자들의 표정이 무척이나 진지하다.

함께한 참가자들의 좌우를 살펴보지만 누구하나 만만한 상대가 없어 보인다.

이 관문을 반드시 통과해야 웃을 수 있다.

첫 번째로 '윗몸일으키기'에 참가한 A씨. 참가자 모두를 긴장케 하는 건장한 체격이다.

'시작'구령과 함께 시작된 '윗몸일으키기'에서 A씨는 기대와는 달리 33개를 기록했다. 가뿐 호흡을 진정시키고 있는 그에게 다가가 신상에 대해 물었다.

올해 나이 41살, 다른 직업을 갖고 있지만 환경직 공무원이 나름 적성에 맞을 것 같아서 지난해부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서류전형에서 탈락, 다행히 올해는 체력검정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 처음으로 체력검정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2차 관문인 '마대 상·하차' 테스트에 참여한다.

10m거리에 있는 차량에 20㎏짜리 마대 5개를 옮겼다가 다시 되 옮기는 평가다.

가뿐하게 마대 자루를 들고 옮긴다 싶더니 얼마 안 돼가뿐 호흡을 내뿜는다. 걸음 걸이도 무뎌지더니 마지막 마대 자루를 모두 옮겨 놓고는 풀썩 주저 않고 만나. 소요된 시간은 1분29초.

이후 경쟁자들은 자신의 기록을 넘지 않아야 할 텐데...

"산다는 게 쉽지 않네요. 반드시 이번 시험에는 합격해야 할텐데 말이죠"

또 다른 참가자를 만났다.

올해 나이 35살이 B씨는 온산공단에 있는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2살짜리 아들 아이와 곧 출산을 앞두고 있는 아내의 가장인 그는 4년전에도 동구의 환경직 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한 경험이 있다. 결혼 후 보금자리를 울주군으로 옮긴 후 보다 안정적이고 정년까지 보장이 되는 환경공무직이 가정을 꾸려가는데 훨씬 나을 것 같아 시험에 응시했다고 했다. B씨는 체력검정이 끝나자 마자 지금의 생업 현장으로 야간 근무를 위해 가야 했다. 

4명을 뽑는 환경공무직 공개채용 결과는 1차 서류심사와 2차 체력검정 점수를 합산한 고득점 순이다.

2차 통과자 발표는 오는 22일 울주군청 홈페이지에 공고된다. 채용인원인 4명의 3배수인 12명의 명단이 발표되고 3차 면접심사에 응해야 한다. 

한편 울주군 관계자에 따르면 환경공무직에 합격되면 울주군 내 읍·면에 발령돼 쓰레기 수거 등의 활동을 하게 되며 한달 평균 300만원 정도의 급여와  60세 정년까지 보장을 받는다.  전우수기자 jeus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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