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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화정 천내봉수대 전경.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산 화정 천내봉수대 전경.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산 동구가 화정동 천내봉수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지정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내렸다.

2년 전 문화재청이 천내봉수대의 역사적 가치 등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한 차례 부결했는데, 동구가 이를 뒤집을 만한 근거를 찾지 못한 것이다. 

21일 동구에 따르면 2019년 10월 문화재청은 화정 천내봉수대의 잔존 상태가 좋지 않고 학술적·역사적 가치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정 부결을 결정했다. 

동구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화정 천내봉수대 복원·정비 사업을 위한 실시설계 용역보고회를 개최하는 등 지정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했다.

여기에 들어간 사업비는 총 2억원으로 공사기간은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월까지 3개월간 이뤄졌다.

당시 천내봉수대 연대 및 호정비, 봉수대 주변 수목정비, 잔디 식재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단순 정비 작업에만 그쳐 문화재 가치로서의 복원 작업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잔존 상태가 좋지 않다는 문화재청의 결론에만 치우쳐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재고하기 위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동구 관계자는 "국가지정문화재 추진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지역의 소중한 문화재이지만, 역사적·학술적으로 추가로 나온 자료가 없다"면서 "지역주민들이 편리하게 찾아올 수 있도록 봉수대 일대를 정비하는 것으로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동구는 지난 2019년 5월 천내봉수대의 역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해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지정 심의를 요청했다. 

이후 문화재청은 같은해 8월 천내봉수대 현장실사, 9월 심의위원회를 열었지만, 동구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지정 부결을 통보했다. 

한편 동구 화정 천내봉수대는 화정동 봉화산 정상에 위치한 조선시대 봉수대로, 울산만의 관문을 지키는 5기의 봉수대 중 가장 중요한 봉수대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17년 5월께 정밀발굴조사 도중 봉수군인들의 숙소와 창고 용도의 건물지 2개동을 비롯해 봉수대의 주요시설인 연대, 봉수군을 보호하기 위한 호 등이 발굴됐는데, 봉수군 건물지 2개동이 발굴된 건 전국에서 화정 천내봉수대가 처음이다.   정규재기자 usjg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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