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인극회 '쫄병전선' 날다
울산문인극회 '쫄병전선' 날다
  • 정은영
  • 2021.10.25 15:57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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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 기고] 정은영 본보 독자권익위원·울산불교문인협회장
정은영 본보 독자권익위원·울산불교문인협회장
정은영 본보 독자권익위원·울산불교문인협회장

울산문인극회 '쫄병전선'이 오매불망 염원했던 연극 '청자다방 미스 김'을 창단 최초 작품으로 무대에 올리게 됐다. 최근에 공연 포스터와 팸플릿 인쇄를 마쳤다. 

울산 중구 원도심 성남동 '토마토 소극장'에서 다음 달 19일과 20일 매일 1회, 합해서 2회 공연한다. 이 공연을 위해 단원들은 지난여름부터 벅찬 감동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 토마토 소극장에서 연습하느라고 비지땀을 흘렸다. 어찌 보면 시를 쓰고, 수필을 쓰고, 소설을 쓰는, 다시 말해 문학이라는 장르에 몸담고 있는 문인들의 일탈이 크게 일을 낸 것이다. 

창단할 때는 정말 우리도 공연이 가능할까, 우여곡절 끝에 시작은 했지만 공연도 한 번 못 해보고 비 그치고 우산 접듯 쉽게 접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했다. 그러나 지난 초여름 대본이 쓰여 졌고 울산시 공모사업에도 선정되면서 힘찬 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창단 때 참여했던 문인들이 여러 사정으로 몇 명이 극단을 떠나면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도리어 간 크게 오디션을 개최, 끼가 철철 넘치는 신입단원 6명을 합류시켰다. 신입단원이 합류하면서 극단에는 희망을 꿈꾸는 새로운 기류가 형성됐다. 창단 때는 '해보자'라는 의미가 강했지만 신입단원모집 오디션 이후부터는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의 전환을 가져왔다. 

그러나 극단이 가난해서 걱정이었다. 우선 공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업비 마련이 문제였다. 어디를 봐도 말간 하늘에 비가 내릴 것 같지 않았다. 김해자 회장과 박정숙 사무국장이 일어섰다. 그냥 앉아서 비를 기다리지 않았다. 인디언 기우제 방식을 택했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로 했듯이… 지성이면 감천이었다. 결과는 매우 컸다. 울산광역시 공모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공모사업 선정은 우리극단이 그토록 기다렸던 단비였다. 

시 공모사업 선정 이후 단원들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 공연준비를 해야 할까, 공연은 어디서 해야 할까, 최소한 몇 개월 전에 공연장 계약이 이뤄져야 하는데 당장 장소부터가 문제였다. 머리를 싸맨 채 고민하고 있을 때 송철호 시장님이 용기백배 전화를 주셨다. 중구 원도심문화의 거리 어느 장소는 어떤지를 물었다. 아하, 이렇게 하면 공연은 가능하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 

헝클어졌던 실마리가 풀어지기 시작했다. 회장과 사무국장이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전쟁 통에도 꽃이 피듯이 이런 중간에도 감독 정영숙 수필가, 홍보부장 고은희 수필가 등이 정해졌다. 단원들도 대본에 걸 맞는 배역을 맡았다. 

바쁜 중에도 '청자다방 미스 김' 작품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많은 연극인들에게 자문도 구했다. 병은 자랑해야 고칠 수 있다는 말처럼 우선 대본부터 보이고 다녔다. 연극인 김영삼 전 예총 부회장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면서 살아있는 대본이라고 칭찬했다. 특히 '청자다방 미스 김' 공연이 순조롭게 진행된 데는 여러 사람들이 있지만 정재화 북구 쇠부리 축제 사무국장의 자문이 참 소중했다. 정 국장은 토마토소극장과 현재 이 작품을 총괄하고 있는 김정민 감독을 소개했다. 

긴가민가했던 문제들이 회장, 사무국장과 함께 토마토 소극장을 방문하면서 한꺼번에 풀렸다. 이 극장 손동택 대표께서는 마땅히 장소가 구해지지 않으면 토마토 소극장에서 공연해도 된다고 대관을 허락해 가장 시급했던 장소문제가 해결됐다. 그런 연유로 연습도 토마토 소극장에서 하고 있다. 

지금은 대본을 놓기 직전이다. 들고는 있어도 보지 않는 단원들이 더 많다. 그만큼 실력이 부쩍 늘었다. 엊그제부터는 소품과 의상까지 곁들이기 시작했다. 1980년대와 90년대를 아우르는 레지 아가씨 의상을 입은 단원이 나타나자 모두들 배꼽을 쥐고 웃었다. 나팔바지, 멜빵바지, 통바지, 미니스커트, 블라우스. 색감 있는 머플러까지 등장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는 대한민국이 경제대국으로 굴기하던 때다. 청춘들이 돈을 벌기 위해 공단도시 울산으로 몰려들던 시기다. 그때 청자다방, 월성다방, 맥심다방, 소공동 다방 등 시계탑 사거리 일대 음악다방들은 청춘들의 객기를 풀어주고 달래줬다.

연극 '청자다방 미스 김'은 어느 날 갑자기 잊힌 기억들이 불쑥 되살아나듯이 7080 청춘들의 추억을 들추는데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다. 공연 날이 다가올수록 단원들은 바쁘다. 의상 찾는 일도 어렵지만 대수는 아니다. 아는 사람들에게 혹시 묵혀둔 옷이 있는지도 알아보는 중이다. 의상 확인이 마무리되고 나면 단원들 연기도 물이 올라서 더 볼만해질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역병이 2년여 시대의 아픔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백신과 처방약은 무지 많을 수 있다. 그중 사람을 웃게 하는 한 개의 야무진 알약이 '청자다방 미스 김' 공연이라고 믿는다. 

흑사병 시대에 이탈리아 작가 조반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 세상에 희망을 줬듯이 '청자다방 미스 김'은 저물어가는 가을, 관객으로 오신 분들에게 순간의 웃음을 쥐어주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누구나 기대해도 좋다. 왜냐하면 이미 날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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