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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규 중앙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어느덧 찬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 시간이 참 빠르게 느껴진다. 
 
지난 겨울 공무원으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뎠는데 어느덧 다시 그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8개월 동안 공무원으로 일을 하면서 느낀 몇 가지를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먼저, 밖에서 보던 동 행정복지센터와 직접 일하며 겪는 동 행정복지센터는 아주 다르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일하기 전 동 행정복지센터는 사무적이고 조용한 분위기의 직장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일주일도 가지 못했다. 
 
사무실에 있다 보면 수많은 전화와 민원인을 접하게 되는데, 간단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도 많았다.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이곳이 마냥 조용한 분위기의 사무실이 아니라 마치 전쟁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이런 상황 속에서도 덤덤하게 민원을 해결하고 본인의 업무에 집중하는 선배들의 모습은 정말 대단해 보였다.
 
다음으로 지역사회에는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여러 종류의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노인, 장애인,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 등 도움 없이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분들이 많았다.
 
이런 분들을 위해 동 행정복지센터는 안팎으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도움이 필요해 찾아오시는 분들에게는 각자의 상황에 맞는 상담 및 서비스를 제공해 보다 나은 생활을 하실 수 있게끔 도움을 드린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거동이 불편한 분들 또는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몰라서 찾아오지 않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 이런 분들을 위해선 찾아가는 복지팀이 평소 대상자들을 관찰하며 가정방문을 통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또한 각종 공과금, 보험료 등을 체납한 경우 직접 해당 가구에 연락해 여러 가지 제도 등을 안내하고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며, 평소 관심을 갖고 어려운 이웃들의 생활 실태나 건강 상태 등을 지켜보면서 복지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동 행정복지센터의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의 수에 비해 복지 대상자의 수가 너무 많아서 모든 복지 대상자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제도들이 운영되고 있다. 그중 하나를 꼽자면 민간이 참여하는 '명예사회복지 공무원'이다. 
 
명예사회복지 공무원은 통장, 주민, 방문 업무 종사자, 경찰관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평소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며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어려운 이웃들이 여러 가지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연계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열심히 발로 뛰더라도 지역사회의 모든 곳을 수시로 보살피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명예사회복지 공무원들은 꼭 필요한 존재다. 또한 그들이 주는 복지 대상자에 대한 정보 하나하나는 소중한 자료가 되고, 이를 바탕으로 공무원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민·관이 함께 협력함으로써 지역사회의 복지 발전을 이루고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행정기관과 지역사회의 많은 구성원이 함께 노력해 온 덕분에 우리 사회의 복지 수준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을 통해 더 나은 복지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늘 기억하고, 민·관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협력할 것인지를 찾아내는 것은 나의 공직생활의 숙제로 남겨둘 생각이다.
 
아직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것이 어색하고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훌륭한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이 돼 있으리라 믿는다. 이 글이 앞으로 나의 공직생활에 있어 초심을 지켜주는 발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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