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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래 사회부 기자
조홍래 사회부 기자

2019년부터 이어온 2년 치 임금 및 단체협상을 겨우 마무리한 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또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8월 30일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으로 2개월 가까이 12차례 교섭했다. 
 
노사는 노조 요구안과 회사 경영현황 등을 꼼꼼히 살펴본 뒤 쟁점인 임금 인상 폭과 성과급 지급 규모를 놓고 논의를 이어왔다.
 
하지만 급증한 수주 실적과 재상장 등 호재가 많다며 기본급 중심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와 코로나19 여파와 후판 가격 상승 등으로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는 회사 이견으로 교섭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에 노조는 접점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지난 2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중노위가 2주간의 조정회의를 거쳐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곧바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회사는 앞서 지난 21일 열린 13차 교섭에서 쟁의조정 기간 중에는 교섭을 잠시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오는 26일 예정된 14차 교섭에서는 회사측 교섭위원들이 불참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조정 기간에도 교섭을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하며 조속히 제시안을 내라고 거듭 요구하고 있다.
 
현 노조 집행부 입장에선 교섭을 중단하기 껄끄러운 상황이다. 올해 11월 노조 지부장을 포함한 임원 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교섭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집행부 입장에선 시일 내에 사측 제시안을 받아내야 하기에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도 교섭 중단까진 원치 않는 분위기다.
 
이처럼 현대중 노사의 임금협상에 먹구름이 드리워지자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중 노사가 지난 2019년 5월부터 법인분할을 놓고 장기간 갈등을 겪다 2019년 임금협상과 2020년 임단협을 올해 7월 중순이 돼서야 마무리한 바 있기 때문이다.
 
울산지역 양대사업장 중 하나인 현대중의 임단협 장기화는 지역경기에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부디 노사가 이것을 인식하고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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