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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남산초 교사  

코로나19로 인해 교육현장에서는 예술교육에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 
 
각 학교의 학생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예술 동아리들은 개점휴업 상태였으며 음악시간 조차 노래를 부른다거나 리코더를 연주한다거나 하는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음악시간에 아이들과 리코더를 연습하고 있으면 지나가는 행인이 교무실로 전화해서 “이 시국에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리코더를 불다니"라고 항의하는 식이었다.
 
교사들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마음으로 민원의 소지가 있는 활동은 되도록 삼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술교육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교육청의 담당 부서에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발 빠르게 대처해왔다. 
 
국악 및 현악 앙상블을 문화 소외지역으로 보내어 학생들에게 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예술 공연, 우리 아이 예술 놀이터', 지역 예술관과의 협업을 통해 수준 높은 공연 및 전시를 체험할 수 있었던 '퓨전국악밴드 이날치 공연' '지역 미술작가 초대전'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언택트 시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추어 '모아모아 예술공모전'을 온라인으로 진행해 아쉬우나마 학생들이 예술동아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코로나 시국이 장기화되면서 언택트 상황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미술 작품이나 오케스트라 공연 같은 예술교육의 산출물들을 온라인 탑재용으로 제작하고 온라인으로 감상하는 활동에 익숙해져서 이제 오히려 이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지점에 이르렀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한 감성까지 대신할 순 없다. 
 
예를 들면 미술 작품을 가까이에서 봤을 때의 붓질의 느낌, 재료의 질감, 서투른 학생 화가가 고쳐 그린 흔적 같은 것들, 무대에 올라 그동안 연습한 것을 보여줄 때의 무대 뒤의 설레임, 무대를 내려올 때의 희열 같은 것들….
 
지금 놀랍게도 울산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제24회 울산교육문화예술제가 오프라인으로 열리고 있다. 
 
온라인 예술제 운영 스킬과 경험이 누적돼 있는 현시점에 '아직 코로나가 종식되지도 않았는데 왜?' '온라인으로 열면 편하고 위험도 적은데 굳이?'라는 의문을 가질 만도 하다. 

이 예술제를 오프라인으로 안전하게 개최하기 위해 울산광역시 교육청 체육예술 건강과의 전문직 담당자들과 학교예술교육지원단 16인, 각 학교 예술동아리 지도교사들이 9월부터 준비해왔다. 
 
모든 출연자들이 온라인 공연장 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기 위해 관람객 수를 제한해야 하는 등의 불편을 감수한 덕분에 아이들은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감동, 내 작품이 전시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본 예술제에서는 학생 협동작품, 사제동행 협동작품, 업사이클링 작품 등 미술작품 52점 전시와 합창, 오케스트라 등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 학생 및 교사예술동아리 29팀 공연이 10월 29일까지 진행된다.
 
와서 보시라, 그리고 박수 쳐 주시라. 예술을 향한 이들의 열정에.
 
“The show must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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