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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울산점은 개점 20주년을 맞아 공중관람차의 리뉴얼을 완료하고 11월 11일부터 일반 시민에게 공개한다. 이상억기자agg77@
롯데백화점 울산점은 개점 20주년을 맞아 공중관람차의 리뉴얼을 완료하고 11월 11일부터 일반 시민에게 공개한다. 이상억기자agg77@

1948년 롯데를 창립해 67년간 그룹을 이끌며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의 대기업을 일궈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경영 철학과 삶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1921년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빈농의 장남으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스물의 젊은 나이에 맨손으로 일본에 건너가 국내 재계 5위의 기업을 일궈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1941년 혈혈단신으로 부관연락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1948년 껌 하나로 사업을 시작한다. 이후 롯데는 초콜릿, 캔디 등으로 하나하나 분야를 확대하며 20여년만에 일본 굴지의 종합제과업체로 우뚝 선다.

신 명예회장은 1966년 롯데알미늄(옛 동방아루미공업),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국내 사업에 나섰다. 당시 정부는 반도호텔 자리에 새로운 호텔을 지을 것을 제안했다. 신 명예회장은 고민 끝에 40층, 1000실 규모의 호텔은 물론 백화점과 오피스타운까지 동시에 건설했다. 

이후 건설, 화학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힌 롯데는 100조원 자산을 보유한 국내 재계 5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1979년 롯데는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을 인수했다. 이어 2003년 현대석유화학(현 롯데대산유화)을, 2004년 고합그룹의 KP케미칼(현 롯데케미칼)을, 2010년 말레이시아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타이탄을 차례로 인수해 종합화학회사로서 규모를 키웠다.

2000년이 돼서야 매출 1조원을 넘긴 호남석유화학은 2010년에는 14배 성장한 매출 14조원을 기록했다. 2012년엔 회사 이름을 롯데케미칼로 바꿨다. 롯데케미칼의 매출은 지난해 16조원대로 성장했으며 올해는 17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신 명예회장은 2011년 전까지 홀수 달에는 한국에서, 짝수 달은 일본에 머무르며 왕성한 경영활동을 펼쳐 '셔틀경영'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신격호 기념관에 조성된 흉상.
신격호 기념관에 조성된 흉상.

# 개점 20주년 맞아 롯데백화점 새단장 한창
울산에는 2001년 롯데백화점·롯데호텔·롯데시네마로 조성된 롯데타운을 완공하면서, 그의 각별한 고향 챙기기를 확인시켰다. 

삼산동 한복판에 광장을 끼고 백화점과 호텔, 영플라자, 시네마몰을 아우르는 거대한 복합단지 조성을 계획하자 당시 롯데 임원들은 사업성에 대해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 명예회장은 "상권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상품과 훌륭한 서비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확언했고 이는 머지않아 현실이 됐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 울산점이 올해 개점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대대적인 리뉴얼로 새단장을 하고 있다. 백화점 고객이 가장 먼저 접하는 주차장 환경을 개선한 것을 비롯해 문화센터를 보다 전문적인 교육이 가능한 체험형 공간을 새롭게 선보였으며, 최근 유행하는 실내정원 인테리어를 접목한 힐링 공간 전면 배치 등 오프라인 매장이 줄 수 있는 특별한 쇼핑 경험을 강화했다. 코로나19로 전통적인 백화점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자, '세컨 하우스' 개념으로 접근, 롯데백화점 울산점을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롯데백화점 울산점의 20년된 묶은 때를 벗기고 새 옷으로 갈아입히는 것을 주도한 김대환 울산점장은 "이번 재단장을 통해 체험형 공간이 가득한 특별한 생활전문관을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빠르게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에 맞춰 콘텐츠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과의 첫 대면 장소인 주차장은 어두컴컴한 동굴 같은 출입구의 색감을 밟은 채도로 바꿨고, 지하 주차구역의 벽면·바닥과 조명 환경을 경쾌한 분위기로 정비했다. 

백화점의 문화센터 콘텐츠도 강화했다. 요리 강습, 헬스 및 요가 등을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강습실과 프로그램을 개선했다. 고객이 제 집처럼 날마다 드나들며 개인 역량을 높이고 취향도 만족시키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이다. 코로나19와 이커머스 시대에,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소비자의 생활양식을 아우르는 유통 채널로 변신하기 위해서다.

또 한샘과 손잡고 집과 관련한 모든 것을 담은 초대형 홈퍼니싱 공간도 마련했다. 일반 가구부터 주방 가구, 욕실 등을 비롯해 조명·홈퍼니싱 소품까지 총망라된 '토탈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연 친화적 공간도 내부 곳곳에 접목했다. 영업 매장을 확장하는 대신에 고객이 하루 종일 머무르며 힐링하고 휴식하는 공간을 조성하면 매출도 올라간다는 전략인 셈이다.
 영플라자 구역과 식당가의 리뉴얼 작업도 한창이다. 영플라자에는 매장 개편과 함께 '미디어 아트'를 선보이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2001년 문을 연 뒤 지역 상권을 주도했던 롯데백화점 울산점의 변신은 계속된다는 말이다. 
 "고객에게 좋은 추억과 경험을 제공, 비대면 시기 온텍트 서비스 강화, 다양한 경험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백화점으로 자리잡겠다는 의미"라고 김 점장은 설명했다. 
 
# 지역랜드마크 '공중관람차' 리뉴얼 시민 품으로
롯데백화점 울산의 공중관람차도 온전하게 주민 품으로 돌아온다. 그동안 이름만 울산의 랜드마크였을 뿐 실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시설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쳐 '울산 그랜드 휠'이란 이름 변경과 함께 새롭게 재개장한다. 

롯데백화점 울산점은 개점 20주년을 맞아 공중관람차의 리뉴얼을 완료하고 11월 11일부터 일반 시민에게 공개한다.

2001년 8월 롯데백화점 울산점 영플라자 7층 옥상에 개장한 롯데 공중관람차는 높이 79.3m, 지름 76.6m, 중량 450톤이며 4인승 캐빈 42대로 설치돼 있다. 20년 동안 울산의 랜드마크로 볼거리를 제공해 왔지만 연간 1억 6,000여만원 가량의 적자 시설로 전락하면서 지난해 운영 중단과 함께 철거를 추진했다. 하지만, 대내외의 시설 유지 요청이 잇따르자, 조직 내부 재검토를 거쳐 올해 초부터 5억 5,000만원~6억원을 들여 리뉴얼했다.   

롯데는 이번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통해 40여개 캐빈을 무지개색으로 도색했고 각 캐빈 내 유리창과 에어컨을 재정비했다. 또 캐빈 바닥을 강화유리로 교체, 관람차의 높이 등 시설 규모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 및 관리도 집중적으로 실시·보완했다. 

이름도 온라인 SNS로 공모를 실시, 기존의 '롯데'를 빼고 '울산 그랜드 휠'로 변경했다. 명목만 울산의 랜드마크가 아닌 시민의 품으로 온전히 돌려주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김대환 울산점장은 "롯데그룹 차원에서 경영상 적자를 보더라도 울산지역민에게 환원하는 차원에서 적지않은 비용을 들여 새롭게 시설을 재정비 하고 리뉴얼 했으며, 명칭 변경에서 그룹의 방침을 확인할 수 있듯이, 앞으로 울산 경관을 장식하는 볼거리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울산의 대표 체험거리, 즐길거리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울산점은 20여년 만의 '울산 그랜드 휠' 재개장을 기념하며 11월 한달간 주민들이 무료 이용하도록 제공한다. 주말(금~일)에는 오후 9시까지 야간 개장한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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