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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집행부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기를 맞아 생산 및 고용문제 등에 대해 노사가 협상해야 할 사안도 늘어난 만큼, 차기 집행부의 성향이 실리냐 강성이냐에 따라 향후 2년간의 노사관계와 업계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10일 선거관리위원회를 출범하고 지부장과 부지부장 등 제9대 집행부 구성을 위한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달 17일 후보 등록 마감 후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며, 다음달 2일과 7일 1~2차로 투표를 거쳐 다음달 8일 최종 당선자가 가려진다.


 현대차 노조 새 집행부를 뽑는 선거가 한 달 남짓 남으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지금까지 노조 집행부의 성향에 따라 임단협을 비롯한 노사 협상 분위기가 크게 달라져 왔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 노조가 최근 2년 연속 파업 없이 회사와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것은 현 집행부가 중도·실리성향인 부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상수 지부장을 필두로 한 제8대 노조 집행부는 무조건적인 파업을 지양하면서도 노조의 요구는 사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적절히 조율해 가며 얻어내는 방식으로 협상해 왔다. 파업권을 확보해 협상력을 높이면서도 실제 파업까지 벌이지는 않았다.


 그 결과 종전 집행부가 2019년 파업 없이 임단협을 끝낸 데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냈다.


 이 때문에 일부 강성 성향 조합원들의 반발이 일기도 했지만, 이상수 지부장은 "파업을 통해 출혈을 감수할 만큼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섰다"는 현실적인 입장으로 조합원들을 설득해 올해 임단협도 56%(투표자 대비)의 찬성률로 마무리 지었다.


 현대차 노조가 무분규로 입단협을 타결해 나가면서 이전에 강성파가 집권하던 동안 '귀족노조'라고까지 불리며 높아졌던 부정적인 여론도 눈에 띄게 잦아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제9대 집행부가 실리주의 노선을 이어가느냐, 강성이 다시 집권하느냐에 따라 향후 2년간 노사관계가 완전히 상반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자동차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생산 및 고용문제에 대해 노사가 논의해야 할 사안도 많아지고 있어, 차기 노조 집행부의 성향이 국내 완성차업계의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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