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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희 삼산고 2학년
윤준희 삼산고 2학년

지난번 온라인으로 참가한 것에 이어 두 번째로 학생 대토론 축제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져 지난번과는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그중 변화가 가장 크게 느껴졌던 것은 바로 온라인으로는 생생히 느낄 수 없었던 현장의 떨림과 설렘이 공존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같은 학교 학생이 한 팀에 있지 않도록 하여 모두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한 팀이 되어 활동하도록 한 새로운 규칙 역시 이 분위기에 한몫했다. 낯선 환경에 가면 누구나 친숙한 것에 더욱 의존하기 마련인데, 그것마저 제한당해서인지 정말 현장의 초반 분위기는 긴장과 어색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각 팀의 퍼실리테이터 분들과 사회자님의 분위기를 풀어주는 마법 같은 능력 덕분에 현장을 에워쌌던 긴장과 어색함은 금세 눈 녹듯 사라졌다. 그 이후에는 다들 아마 앞으로 3시간 동안 하게 될 팀원들과의 활동에 대한 기대로 마음을 가득 채웠음에 틀림이 없다. 

간단한 게임들로 친목을 다진 후, 바로 본격적인 토의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코로나가 우리에게 남긴 것'이라는 주제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코로나로 인해 느끼게 된 점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여럿이서 맘 편히 모여 놀 수 있었던 지극히 평범했던 일상의 소중함이라는 것에 모둠원 모두가 격하게 공감을 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잃어버린 것과 얻은 것을 이야기할 때, 잃은 것은 (자기 주도학습 능력의 부족으로 인한) 성적이요, 얻은 것은 (오랜 온라인 수업과 집에만 있는 생활로 인한) 살이라는 답변이 아직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 깊었다. 토의하다 처음 알게 된 사실에 놀라기도 하였는데, 바로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이 더욱 활성화되어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고 하루 쓰고 버리는 마스크 쓰레기가 점점 더 쌓여 환경 오염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각국의 경제 활동이 묶이면서 전 세계 대기 상태와 공기 청정도가 크게 개선되는 등 환경이 개선되었다는 뉴스는 본 적이 있었으나 이러한 악영향이 있다는 것은 들어보지도,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다른 몇몇 모둠원들도 이 사실에 놀라움을 드러내었고, 우리 모둠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에 대해 그다음 주제의 토의에서 진지하게 대화하였다. 이를 계기로 스스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 사회에 대해 더욱 많이 알아가 사회를 보는 시각을 넓혀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하였다. 

그다음 주제는 바로 '코로나 이후, 앞으로의 위기 상황에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였다. 앞서 말한 코로나19로 인해 심해진 환경 오염 문제들이 우리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대한 위기 상황이라 여겨 그 해결 방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고, 각 의견의 실천가능성과 효과(기여도)까지 예측하여 그래프에 나타내었다. 이 토의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은 미세 플라스틱 문제에 관한 이야기였다. 미세 플라스틱은 해수면을 떠다니다 유해 화학물질을 흡수하면 고농축 독성물질로 변하게 되는데. 이를 플랑크톤이 먹이로 오인해 먹게 되고 먹이 사슬에 따라 미세 플라스틱이 축적된 해산물이 결국 우리 식탁에까지 오른다고 한다. 따라서 이를 분해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와 관련한 내용이 다른 모둠에서도 나와서 놀라웠다. 그리고 모둠 간의 몇 가지 질의응답을 통해 더욱 깊이 있는 지식을 배울 수 있어 정말 유익했다. 또 기억에 남는 것은 식량 부족이라는 위기 상황에 대한 해결 방안을 이야기할 때, 몇 주 전에 뉴스 기사로 본 지하철역 안에 생긴 메트로 팜이 떠올라 이를 여러 지역의 지하철역에서 활성화하자는 의견을 냈는데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이후 '새로운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활동을 마무리하였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팀끼리 이야기를 나눈 것을 다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발표까지 하였는데, '사람'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많은 팀이 공통으로 배려와 존중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여 너무 신기한 동시에 이러한 가치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시간 동안 다양한 주제로 토의를 하며 퍼실리테이터 선생님께서 강조하셨듯 머릿속 지식을 총동원해 다양한 답을 자유롭게 내뱉어 보았다. 처음에는 말 한마디 내뱉는 것도 떨리고 혹시 틀린 말을 할까 불안해 작은 목소리로 발표를 했는데, 말을 할 때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주고 칭찬도 해줘 덕분에 점점 용기가 생겼다. 그래서 마지막 즈음에는 자발적으로 그리고 큰 목소리로 자신감있게 발표를 하게 되어 뿌듯하였다. 다양한 내 또래의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알게 된 것은 요즘 청소년들은 사회 이슈에 정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를 직접 찾아본다는 것이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더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자세는 너무 훌륭하다. 더욱이 자신이 흥미가 있는 분야에는 더 깊은 조사와 고민을 한다는 것은 특히 더 멋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인재들이 이렇게나 우리 사회에 대단한 열정과 관심이 있고, 사회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과 비판도 하는 성숙한 의식을 가지며, 다양한 해결 방안을 떠올리는 창의성까지 갖추었다니 분명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점점 좋아질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학생 대토론축제와 같이 우리의 생각을 맘껏 펼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열린 장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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