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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공식 출범식을 앞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가 위기에 봉착했다.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본격적인 시작도 전에 타격부터 받은 모습이다.


 '당무 거부' 의사를 밝히고 전날(11월 30일) 부산으로 내려간 이준석 대표가 비공개 잠행에 나섰다. 이틀간 부산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나고 장제원 의원 사무실을 방문하는 등 지방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당무 복귀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1일 오전 10시께 장 의원 지역구인 부상 사상구 사무실을 찾았다. 이 대표 측은 "격려차 방문"이라며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선 후보 최측근으로 후보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장 의원은 최근 일부 인사로부터 '윤석열의 문고리' 비판을 받다가 "후보 곁을 떠나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 대표는 전날 밤엔 정의화 전 의장과 회동해 최근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윤 후보 측과 갈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전날 저녁 식사는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와 함께 하며 지역 현안을 챙겼다고 한다.


 이 대표가 연일 공식일정 없이 잠행을 계속하면서 선대위 인선 관련 윤 후보와 신경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영입과 이수정 경기대 교수 공동선대위원장 임명 반대의 입장을 내비쳤지만 모두 관철시키지 못했다. 여기에 선대위 인선 후 윤 후보의 첫 공식 지방일정이던 충청 방문에서 본인 참석 여부도 공유 받지 못했다.


 윤 후보 측은 일단 기다리겠다는 반응이다. 윤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휴대폰을 다 꺼놨다고 들었기에 무리해서 연락하는 것보다 부산에 있다고 하니까 생각도 정리하고 당무에 복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의 행보 배경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는 "자세한 이유야 만나서 이야기 들어야 한다"며 "정당 내에서 의견 차이와 이런 문제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합의점을 찾아 나아가는게 민주적 정당"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준석 패싱' 논란을 놓고 "윤 후보의 세종방문 일정은 나도 보도 이후에 들었다"며 "이런 일들이 특히 선대위 과정에서는 자주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경우는 참 보기 힘든 경우"라며 "2002년 우리가 대선을 치를 때 노무현 후보가 당사로 들어가야 되는데 당이 정말 협조를 안 해줬다. 재정을 담당하는 고위당직자가 금고 문을 그냥 잠궈버리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국민의힘에 합류한 장성민 전 의원은 이날 이 대표를 향해 "국민이 갈망하는 정권교체라는 대사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절박한 상황에서 당대표가 태업하는 모습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비판했다.  서울=조원호기자 gemofda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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