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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진 ㈔울산콘텐츠협회 이사장

울산의 콘텐츠 기업들이 만든 네이버 제페토 공간속 대왕암공원, 반구대암각화, 태화강국가정원, 처용암공원, 영남알프스, 박상진생가 등 6가지 메타버스 월드에서 울산지역 초·중등학생 6,000여명이 가상공간 체험학습을 정규수업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참여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 초등교육과와 중등교육과가 코로나19로 위축된 체험학습 및 또래활동을 통한 사회성 회복을 위해 지역 내 콘텐츠 기업들과 함께 실제 현장체험과 메타버스 가상체험을 연계하고 시대 흐름과 아이들의 흥미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학습효과를 높이고자 한 시도이다.
 
1단계로 희망 학급 단위 신청을 받아 실제의 태화강국가정원, 대왕암공원, 반구대암각화, 처용암공원, 영남알프스, 박상진 생가 현장을 탐험했다. 자연보호캠페인에 동참하면서 해양생태환경의 소중함을 체감하고 대왕암공원 해송향을 담은 방향제 만들기, 배 타고 처용암 주위를 돌며 처용무 이수자의 독무를 감상하는 등 자연친화적인 체험활동을 하면서 잠시나마 코로나로 힘들었던 시간으로부터 해방의 기쁨도 맛봤다.
 
2단계로 네이버 제페토에 앞서 실제 방문 체험한 6가지 공간들을 메타버스 월드로 재구성했다. 담임교사와 학생들이 교실에서 화상회의 화면으로 제공하는 원격수업 진행강사의 진행과 안내에 따라 가상세계의 학습과 미션을 수행하면서 또 다른 차원의 체험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아이들의 만족도가 95%를 넘길 만큼 반응도 좋다.
 
메타버스 대왕암공원에는 쓰레기수거게임장에서 경기도 하고 해저월드로 다이빙해 동해바닷속을 돌아다니며 해양생태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주제로 학습과 미션을 수행한다.
 
메타버스 영남알프스에는 억새평원과 복합웰컴센터 세계산악영화제 무대를 둘러 볼 수 있고 암벽타기게임과 9개 봉우리를 오른 후 각각의 정상석에서 기념촬영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메타버스 태화강국가정원에서는 대숲정원과 모네의 정원을 거닐면서 공업폐수오염으로 죽었던 강이 생태하천으로 부활하고 마침내 국가정원이 된 사연을 들으며 친구들과 댄스배틀을 열고 태화강수영대회에 참가해 순위를 가린다.
 
메타버스 박상진생가월드에서는 초등 3~4학년 지역화 교재와 연계해 일제강점기 대한광복회 총사령이었던 울산 출신 독립운동가 고헌 박상진 의사의 생가를 재현하고 초등학생들이 학급별로 메타버스 박상진 의사 생가를 방문하면서 박상진 의사의 일대기와 업적을 메타버스 진행 전문강사의 이야기를 원격화상으로 들으며 탐험한다. 이어 박상진 의사 서훈 등급 서명운동에 참여하면서 기념사진과  한 줄 글 남기기로 미션을 수행한다.
 
그 외에도 처용암공원과 반구대암각화를 가상현장체험과 각각의 의미를 담은 학습 맞춤형 미션을 수행할 수 있고 마지막으로 울산시메타버스교육청에 방문해 확장가상현실 메타버스를 통한 체험학습프로그램의 취지와 교육청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살펴보는 시간과 함께 단체 기념촬영으로 마무리한다.
 
메타버스는 VR·AR기술의 확장형으로 고가의 VR장치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다수가 참여해 체험하고 활동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단순한 가상현실공간 제공이나 게임,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넘어 교육, 훈련, 협업, 포럼, 전시, 공연 등 다양한 목적에 맞는 응용플랫폼으로 발 빠른 개발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특별히 교육과 훈련 분야는 가상현실과 메타버스기술을 활용할 경우 시공간적 제약이나 위험 요소 등으로 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개발 부담 대비 높은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어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지만, 아직도 이렇다 할 가이드 라인이 없고 접근방법을 몰라 수요자 입장에서 실질적 도입과 사업화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 ISO에서도 올해 10월부터 VR관련 표준을 마련하기 시작했듯이 국제적 메타버스표준도 필요하지만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혹은 가상현실 표준규격을 만들고 사용자와 개발자간의 기술적 소통 통로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울산시교육청 초·중등교육과가 메타버스를 발 빠르게 정규 수업현장에 적용하는 시도를 하면서 몇 가지 메타버스를 교육학습도구로 활용하는데 요구되는 요인들을 도출했다. 예를 들면 28명 이하 학급 단위의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 기초참여 인원수와 관리방안, 교수학습을 위한 소통도구, 과제수행과 평가방법, 학습통계와 만족도통계 등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탑재된다면 우수한 교육도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물론 사이버범죄와 더불어 메타버스 내 사이버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촘촘한 안전장치를 구축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나아가 울산교육청이 시범사업으로 축적한 메타버스 활용 학습기능과 방법 및 사이버범죄 예방을 위한 노력들을 콘텐츠기업의 개발 전문가들과 함께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표준화한다면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메타버스 스마트폰 놀이를 넘어 교육학습도구로 체험형·강의 및 회의형 등 맞춤형 교육 지원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상현실 교육지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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