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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등 공급망 쇼크로 자동차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말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면 차량구매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디젤차량의 경우 내년부터 강화하는 인증 기준으로 차 값 상승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현대자동차가 6일 출시한 2022 싼타페의 디젤 2.2 모델은 3,362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전 모델에서 가장 저렴한 '프리미엄'이 3,122만 원이었던것과 비교하면 무려 240만 원(7.7%) 오른 것이다. 상위급 트림 프레스티지는 107만원 인상한 3,621만원, 캘리그래피는 101만원 올린 4,087만원으로 각각 가격을 책정했다. 

싼타페는 연식이 변경되면서 옵션 일부가 기본으로 적용되기는 했지만 가격 인상 폭을 고려하면 신차 가격 상승이 현실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美 신차 평균가 12% 중고차 29%↑
통상 자동차 업계에서 연식변경 모델 신차 가격은 1~1.5% 인상이 대부분이었다. 올해 5~7%대 인상은 부품 공급망 불안, 원자재 가격 인상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내내 글로벌 반도체 품귀로 자동차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으며,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최근 현대차에 공급하는 자동차 강판 가격을 톤(t)당 12만원 인상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현대차는 신차 출시나 연식 변경 등을 통해 3~5% 가격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공개한 '자동차 가격 상승 현상 분석 보고서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신차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의 신차 평균 거래가는 지난 9월 4만 5,000달러(약 5,300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했다. 아울러 같은 기간 중고차 매물 평균가도 2만 9,000달러(약 3,400만원)으로 전년보다 29% 올랐다.

유럽은 신차 공급 지연으로 지난 10월 중고차 매물 평균 가격이 연초 대비 최대 28.3% 올랐으며 같은 기간 일본은 중고차 경매 가격이 11% 상승했다.

유럽·일본 등 글로벌 차값 고공행진
내년에 도입되는 디젤차의 배출가스 자기진단장치(OBD) 인증 강화도 차값 인상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초부터 디젤 차량의 OBD 인증 방식인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PT)을 전 디젤차로 확대한다. 내년 1월 1일부터 유럽이 WLTP 방식을 전격 채용하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OBD는 배출가스 저감 관련 부품의 오작동으로 배출가스가 기준치보다 증가할 때 차량 계기판을 통해 경고하는 장치다.

정부는 WLPT 방식을 도입한 뒤 3개월의 유예 기간을 둘 계획이다. 이후 OBD 인증 평가에서 통과되지 못한 디젤 차량은 판매가 금지된다.

이에 따라 완성차업체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이전에 나온 차량에 대해서 장치·부품 교체와 시스템 변경 등의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원자재 값 상승이 차량 가격을 부추기는 가운데 배출가스 저감장치 관련 부품 개선과 작업이 이뤄지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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