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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정 사회부 기자
강은정 사회부 기자

누구나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권력자에 대한 과잉충성일 경우 더욱 그렇다. 리더는 잘못된 일인데도 잘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달콤한 말에 속아 착각에 빠지고, 이는 독선으로 이어진다. 제왕학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당 태종의 정치 철학을 담은 '정관정요'에는 리더라면 반드시 피해할 할 6가지 유형의 사람을 정리하고, 이를 멀리할 때 나라가 부강해지고 백성이 비로소 편안해진다고 밝혔다.
 
6가지 유형 중 유신은 임금 말은 무엇이든 좋고, 행위는 무엇이든 옳고 선한 것이라고 보며, 좋아하는 것을 갖다 바쳐 기쁘게 하고, 아첨하고 놀면서 후의 일을 생각하지 않는 신하이므로 가장 멀리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울산시의 조직 모습은 '유신'들이 득실대고 있다. 충성경쟁이 일상화됐고, 직언은 사라졌다. 이 상황에 젖어있는 시장은 반대, 절제 목소리를 듣기보다는 자기 생각에 빠져 브레이크 없이 행하고 있다. 
 
지난 13일 울산 중구의 한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자 울산시장은 다음날 오전 일정을 급히 만들어 기존 중구에서 붙여놓았던 명령서를 떼어내고, 더 큰 사이즈에 '중구청장' 낙인이 찍힌 명령서를 본인이 직접 붙였다. 울산시는 이를 홍보했다. 엄연히 따지면 중구에서 일어난 일은 중구에서 처리하는 것이 정당한 절차다. 중구청장이 불쾌하진 않았겠냐는 기자의 물음에 중구 측 관계자는 울산시를 의식한 듯 '일정이 바빠 함께 참석하지 못했을 뿐이다'라고 에둘러 말했다. 기자는 의문을 가졌다. 왜 이 같은 행보를 공무원 누구 하나 말리지 않고, 부추겼는가에 대해서다. 
 
울산시는 지난 11월부터 5개 구·군과 지속가능한 성장과 균형발전 전략을 공동 발표하고 있다. 이 자리에도 시장이 직접 나서서 발표를 도맡아 하고, 기초단체장은 들러리처럼 서있다. 일각에서는 공동 발표를 놓고 울산시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얼굴 비추기용이라고 폄하한다. 울산시는 최근 성급하고 설익은 사업계획 발표와 기존에 나왔던 내용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내용만 모아놓은 기자회견이 잇따르고 있다. 시민들이 원하는 시장의 모습은 카메라 앞에 서서 앵무새처럼 짜인 원고를 읽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이 같은 상황은 모두 울산시장의 참모진과 '과잉충성'하는 공무원들 탓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송철호 시장이 제왕적 권력에 취한 것이 느껴진다. 나서야 할 때와 말아야 때를 구분 못하고, '독식'하려는 모습이 드러난다. 울산시 공직사회의 충성경쟁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보여 씁쓸하기까지 하다. 요즘 시민들은 '정치쇼'에 불편함을 느낀다. 울산시가 더욱 '진정성'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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