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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는 울산 북항을 동북아 오일허브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본격화했다. 사진은 동해가스전 생산 플랫폼.

2015년 전후 저유가로 큰 타격을 입으며 위상이 급추락했던 한국석유공사가 재비행을 위한 날갯짓을 시작했다. 에너지원 다변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 맞춰 국영 석유회사로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신사업 개발에 나선 것이다. 
 
동북아 오일가스허브·부유식 해상풍력·CCS(탄소포집 및 저장) 사업으로,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에너지원 발굴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들이다.  
 
한국석유공사가 본사를 울산으로 옮겨온 뒤, 울산을 거점으로 본격 추진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울산의 미래성장을 담보할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 

석유공사는 울산 북항을 동북아 오일허브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본격화했다. 
 
울산에 상업용 에너지저장시설을 구축해 한국을 동북아 에너지물류 중심지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로 2008년 국정과제 선정 및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반영으로 착수됐다.
 
석유공사가 52.4% 지분(915억원)을 SK가스가 47.6% 지분(830억원)으로 투자하고, 2014년에 설립한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의 주주사로 참여하기로 했다. 동북아오일가스허브 울산 북항 내 대규모 상업용 석유제품·천연가스 탱크터미널을 조성·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2024년 3월까지 울산 북항에 273만배럴 규모의 탱크터미널을 건설하고 울산 남항에도 대규모 석유·가스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항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북항 1단계 사업으로 총 1조 4,000억원(울산지역 8,3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9,685명(울산지역 7,277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석유공사는 “에너지 산업의 중심지인 울산에 동북아 오일허브의 거점을 마련하는것으로 의의가 있다"며 “항만, 석유정제시설, 에너지 클러스터 등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동북아 석유 물류의 중심지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3월까지 울산 북항에 273만배럴 규모의 탱크터미널을 건설하고 울산 남항에도 대규모 석유·가스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초 CCS·풍력 복합단지시설

2004년 우리나라를 세계 95번째 산유국으로 만들며 18년간 생산을 지속한 동해가스전이 그 수명을 다하고, 탄소중립의 첨병으로서 CCS와 풍력발전을 위한 복합시설로 다시 태어난다.
 
동해가스전은 울산시 전 가구가 20년간 사용할수 있는 물량의 천연가스를 생산해 투자비와 운영비를 제외하고도 1조4,000원의 순이익을 일궜다. 수입대체효과는 그 보다 많은 2조 6,000억원 상당에 이른다. 
 
그동안 국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만 할 뿐 별도로 포집·저장하는 시설은 없었는데, 이번 동해가스전 생산종료와 함께 국내 CCS사업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최적의 실증 플랫폼을 사용할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공사는 동해가스전 지하공간에 향후 30년 간 매년 40만톤의 CO2를 주입해 총 1,200만톤의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국내 CCS 사업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2020년 7월 CCS사업팀을 신설·운용하는 등 전담조직과 전문인력을 확보한 상태이며, 동해가스전을 CCS 기술 실증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물적자원 및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정부의 CCS 추진 정책의 신속한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국내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석유공사는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과의 기본적인 설계요소에 대한 기술 협의를 통해 노르웨이 선급회사 DNV社로부터 CO2주입용 해상 플랫폼에 대한 기본승인을 획득했다. 또한 9월 16일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중규모 CCS 통합실증 사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SK이노베이션과의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MOU을 체결하는 한편, 9월 CCS를 포함한 저탄소그린에너지 분야의 지역 우수인재 양성을 위해 울산대학교와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다졌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생산을 마친 동해가스전은 생산종료 후에도 가스가 빠져나온 해저 지중 저장층에 탄소를 저장하는 CCS 저장소로 활용되는 동시에, 해상 플랫폼 시설은 부유식 해상풍력 운영을 위한 시설로서 활용된다"며 “국내 CCS 산업분야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통합실증 사업 추진은 물론 산·학·연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며, 이를 통한 국내 CCS 밸류체인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석유공사는 약 40년간의 국내외 석유가스전 탐사·개발·생산사업 수행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국내 대륙붕 탐사 경험, 동해가스전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지속적 CO2 저장분야 연구개발 수행을 통해 국내 CCS 통합실증 사업 운영을 위한 충분한 기술 역량과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해온 사실도 공사가 가지고 있는 큰 강점이다. 
 
석유공사는 국내 CCS 분야별 관련기업 및 전문가들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의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CCS 통합실증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 중이다. 또한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중규모 CCS 통합실증 사업의 2025년 이산화탄소 주입 개시를 목표로 현재 기본설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상세설계를 거쳐 2023년부터는 주입설비 설치 공사(EPC)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산화탄소 저장사업에 요구되는 핵심 기술과 역량은 기존 유가스전 개발사업 수행 시 필요한 그것과 상당부분 공통점을 갖는다. 전세계 주요 대형 CCS 프로젝트 대부분을 엑슨모빌, 쉘, 에퀴노르 등 기존의 글로벌 석유메이저가 주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석유공사 이호섭 CCS사업팀장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CCS는 매우 중요하고 현실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술로, 정부 또한 CCS 기술의 중요성 및 필요성을 인식하고 실증 저장사업 수행을 기반으로 국내 CCS 사업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며 “이를 위해 공사는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저장 실증사업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추진해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 중립사회로의 전환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역시 동해가스전을 재활용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의 전초기지로 만들 계획이다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석유공사가 2026년 전력 생산·공급을 목표로 동해-1 가스전 해상플랫폼을 활용해 200㎽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2018년 19월 해상 풍황자료 측정을 위한 풍황 계측기인 라이다(LiDAR)를 해상 플랫폼에 설치했으며 2019년에는 공사, 한국동서발전, 에퀴노르와 함께 컨소시엄 구성으로 사업 추진 토대를 마련했다. 올해 5월에는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함으로써 사업성에 대한 검증도 마쳤다.
 
생산수명을 다한 동해-1 가스전의 수심 150곒에 설치된 하부자켓을 풍력발전단지 해상 변전시설물로 탈바꿈하는 것, 기존 화석에너지 생산시설을 그린에너지 시설로 대체하는 것은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울산지역에서 추진 중인 다른 6GW 규모의 민간 풍력발전 사업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기존 시설물을 철거하는 대신 신사업 자산으로 투입해 투자비용은 절감하고, 철거·설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양 환경오염을 최소화해 국가 차원의 편익을 극대화하는 등 경제와 환경측면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기존 석유·가스 해상 생산시설물을 친환경 해상풍력 자산으로 재활용하기 위한 시설물 건전성 평가 중이며, 참여사와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인허가 작업과 설계 등 엔지니어링 프로세스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석유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울산 부유식 풍력사업발전사업 허가가 지난 10월에 발급돼 해당 사업 추진을 위한 본격적 움직임이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울산항으로부터 58㎞가 떨어진 가스전 해상플랫폼을 중심으로 반경 5㎞ 지역에 조성 예정이다. 
 
2025년까지 시설물 제작, 설치 등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며, 2026년 전력생산으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유관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약 1만 7,000개의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약 26만 세대(4인 기준)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77만㎽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석유공사는 “에너지전환을 주도하는 공기업으로서 국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2050 탄소중립사회 달성의 토대를 마련하고, 초기 인프라 단계에 불과한 해상풍력 산업 성장에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암모니아 공급망 구축사업
석유공사는 수소·암모니아 공급망 구축을 위한 국제적 공조체계 구축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동섭 사장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 UAE 수행 방문 중 석유공사·SK가스 및 ADNOC 간 국내 최초의 해외생산 저탄소 수소·암모니아 전주기 Value chain(생산-도입-유통-활용)에 대한 연구·협력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저탄소 수소·암모니아 공동연구협약 및 블루 암모니아 시범도입 계약이다.  
 
이들 기업은 향후 1년간 저탄소 수소·암모니아의 생산, 해상운송·도입 및 국내 활용방안 등을 공동 연구할 예정으로,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국제 수소공급망 구축에 기여한다. 
 
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UAE에서 생산한 블루 암모니아를 국내 도입하고, 한국중부발전에서 발전소 탈질공정에 탈질설비 환원제로 활용할 계획이다.  미래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대비해 역점을 두고 추진해 왔던 안정적 수소공급 노력이 첫 결실을 맺은 것으로 석유공사는 시범도입을 통해 안정적 국내 수소공급을 위한 다양한 실무적 대비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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