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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남구 효성티앤씨 울산공장에서 화재현장에 소방대원들이 투입되고 있다.  이상억기자agg77@
24일 오전 남구 효성티앤씨 울산공장에서 화재현장에 소방대원들이 투입되고 있다. 이상억기자agg77@

섬유 제조업사인 효성티앤씨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19시간 만에 불길이 잡혔다.


 공장에서 취급하는 물질 특성상 나일론, 직물 가공제품 등 가연성 제품이 산적해 있는데다 바람의 영향을 받아 화재를 진압하는데 어려웠기 때문이다.


 24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6시55분께 남구 매암동 효성티앤씨 공장 건물에서 불이 났다.


 화재가 난 공장은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2만7,141㎡ 규모로, 발화지점은 나일론 생산설비 시설이다.  이 불로 초기 화재를 진압하던 공장 직원 2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공장 내부에 실종자 1명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지만 다행히도 오인 신고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본부는 산하 6개 소방서의 인원과 장비를 모두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근 부산·경남·경북소방본부에 공동 대응을 요청하는 등 화재 진화를 위해 소방력을 총동원했다.


 그러나 불씨는 인접 창고로 옮아붙으면서 더 커졌다. 최초 불이 났던 설비 시설이 지하 1층에 위치해 있는데, 불길이 상층부로 연결된 환기 통로를 타고 건물 전체로 번져 순식간에 인접 건물인 완제품 보관창고로 확대된 것이다. 


 더군다나 옮겨 붙은 완제품 보관창고에는 불에 타기 쉬운 나일론 제품이 있었으며, 매서운 바람까지 불어 불길을 잡기 쉽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23시간 만인 24일 오후 4시50분께 완진했다.


 이날 투입된 소방인력은 662명이며, 헬기 4대를 포함한 소방장비 84대가 동원됐다. 
 특히 이달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대용량포 방사시스템'도 이번 화재 진압을 위해 최초로 가동했다. 
 이 시스템은 1분에 최대 7만5,000ℓ의 소방용수를 130m 거리까지 방수하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대형 화재에 대비해 울산에 배치됐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 특별한 위험요소는 없다고 보고 있으며, 울산 보건환경연구원은 이번 화재로 유해물질이 발생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효성그룹 내 울산공장에서는 폭발과 화재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안전불감증에 대한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9월께도 남구 선암동 소재에 위치한 효성화학 용연1공장에서 불이 나 직원 1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당시 화재도 구조물 내부에 잔여 가스가 있어 10시간만에 진화되는 등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공장은 2020년에도 폭발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2명이 1∼2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기도 했다. 


 2017년에는 이 공장 근무자가 머리를 심하게 다쳐 숨기도 했다. 당시 스태커 크레인(자동창고에서 천장을 주행하면서 승강하며 제품을 입·출고하는 기중기)에 머리가 끼여 그 자리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원기자 usj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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