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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시큼털털한 김치!
야, 시큼털털한 김치!

우리의 전통음식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재미있게 그린 구옥순 시인의 다섯 번째 동시집 '야, 시큼털털한 김치!'입니다. 
 맛있는 우리나라 음식이야기 중에서 제일 먼저 '야, 시큼 털털한 김치!'가 되는 '배추가 하는 말' 동시를 감상해 볼까요.
 
# 배추가 하는 말 
 
소금물에
푹 담겨 봤니?
 
울며
몸무게를 반쯤 줄여 봤니?
 
마늘에게
톡톡 쏘여 봤니?
 
고춧가루에게
벌겋게 터져 봤니?
 
김장독에 갇혀
껌껌한 땅속에서 한 달간 지내 봤니?
 
어때!
김치로 다시 태어나는 기쁨이?
 
어린이집에 일하면서 아이들과 밥을 먹을 때면 제일 어려운 일이 아이들에게 김치를 먹이는 일입니다. 맵다 짜다 갖가지 이유로 아이들은 김치를 멀리합니다. 싫다고 하는 아이에게 김치를 억지로 먹일 수는 없습니다. 가끔씩 아이들 입맛에 맞게 김치를 담그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김장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김치가 자기나라 문화라고 우기는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파오차이와 우리나라 김치와는 비교가 될 수 없을 만큼 김치는 전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김치가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더 맛있어지는 '묵은지' 동시를 읽어 볼까요.
 
# 묵은지
 
야, 시큼털털한 김치!
너무 게을러터진 거 아냐?
할아버지에게 물어봐!
물에 씻은 치마 쌈 좋아하는지.
 
삼촌에게 물어봐!
푹 익은 김치찌개 맛있는지.
 
매운 거 못 먹는 네 동생!
씻은 김치 쪽쪽 찢어
밥 위에 얹어 먹는
고 입 봤어?
 
걱정하지 말라고!
내 별명이 밥도둑이거든.

박해경 아동문학가
박해경 아동문학가

따뜻한 밥 한 숟가락 먹고 싶은 생각이 날 만큼 맛있는 동시입니다. 구옥순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음식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람 사는 이치와 많이 닮았대요. 올바른 마음을 가지고 좋은 음식을 먹어야 우리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대요"
 김치가 우리나라 사람을 닮아야지 중국 사람 닮아서는 안 되겠습니다. '야, 시큼털털한 김치!' 동시집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김치를 좋아할 수 있도록 재미나게 김치 이야기 나눔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맛있게 먹고 튼튼한 몸과 밝고 맑은 마음으로 뛰어놀고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구옥순 선생님의 마음을 맛있는 동시집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느껴봅니다.  박해경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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