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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사의 지난해 임금협상이 해를 넘기고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노조가 본격적인 투쟁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중 노사는 지난 10일 설 연휴 이후 첫 본교섭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사측에 조합원들이 납득할만한 제시안을 내달라고 다시 요청했다. 우선 회사가 제시안을 내놓으면, 이를 토대로 노사가 집중 논의해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회사는 조속한 마무리를 위해 노력한다면서도, 일단 해고자 복직 요구를 철회해 줄 것을 노조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지난 2019년 5월 말 회사 법인분할 당시 반대 투쟁을 전개했는데 회사는 이 과정에서 폭력 등을 행사한 조합원 4명을 해고한 바 있다. 


 노조는 교섭 과정에서 이들의 복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데,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노조가 해고자 복직 요구부터 철회한다면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조속히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 역시 "해고자 문제로 교섭을 지연시키지 말라"며 요구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교섭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설 전 임금협상 타결에 실패하면서 새로운 목표로 잡을 기점조차 모호해져버려 교섭이 본격적으로 장기화 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이에 노조는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투쟁모드'를 준비하는 중이다.
 노조는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각 공장별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22일에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쟁의대책위원회는 노사간 분쟁 발생시 각종 투쟁전략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노조 측은 "제시안을 내라는 거듭된 요구에도 회사는 아직 준비가 안됐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쟁대위 출범식을 시작으로 조합원들과 함께 사측을 압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 노사는 지난해 8월 30일 2021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으로 5개월 넘게 30여 차례 교섭했으나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협상 요구안에 기본급 12만304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산출 기준 마련, 연차별 기본급 격차 조정 등을 담았다.


 노사는 오는 15일 33차 교섭을 갖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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