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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재 사회부 기자
정규재 사회부 기자

최근 대왕암공원 출렁다리와 슬도 해안 둘레길 등 바다자원을 활용한 관광산업 호황을 누렸던 울산 동구가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의 정착 소식에 소란스러운 분위기다.

지난 7일 '아프간 특별기여자' 29가구 157명이 동구 서부동에서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생활을 시작했는데, 이 같은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했던 인근 주민들은 시청과 동구청 등 관계 지자체의 소통 없는 일방적인 통보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아프간 기여자들의 지역 정착과 같은 중대한 문제를 단 한 번의 설명회 없이 진행한 것과 함께, 기여자 자녀들의 학교 배정 등 교육과 관련된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아직까지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책임을 묻고 있다.
 
이에 동구청과 시교육청 등 관계 기관들은 학교 분산 배치 등 주민들이 제기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은 마련하지 못한 채 답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의 방침에 따라야 했던 관련 지자체의 사정도 이해가 되지만, 주민들의 반발 또한 충분히 공감이 된다.
 
하지만 주민들의 이러한 반대 의사와 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수용할 수 없다는 강고한 자세는 자칫 잘못하면 지역이기주의의 모습으로 비춰질 우려도 있다. 이에 주민들은 지난 7일부터 수차례 개최한 주민 간담회에서 '이들을 정착에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마땅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것이다'고 확고하게 설명했다.
 
이들의 정착과 관련된 지자체의 처리 방식과 뒤늦게 수습하려는 모습은 질책을 받아 마땅하고,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방법에 책임을 묻되, 이들의 지역 정착이 확정된 이상 이들을 내쫓을 수 있는 어떠한 근거도 없는 만큼, 이들을 수용하고 문화차이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불편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제는 서로의 잘잘못을 묻고 따지기보다는 이들 기여자들의 대규모 지역 정착이 울산 동구가 처음인 만큼 동구가 '아프간 기여자 지역 정착 폐해 사례'가 아닌 '우수 정착 사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따라서 시교육청 및 구청 등 관계 기관은 주민과의 갈등을 봉합하고 협의점 도출에 매진해야 할 것이고, 지역주민들은 이들의 정착에 포용력 있는 자세가 필요함과 동시에 아프간 기여자들 또한 한국 정서에 적응하고 새로운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노력에 마땅히 힘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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