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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배모(33)씨는 최근 식자재 납품 계약을 맺은 업체로부터 물건을 제때 받지 못해 장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해당 업체가 배송 계약을 맺은 CJ대한통운의 택배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는 탓이다. 제때 신선한 식자재가 필요한 배씨는 할 수 없이 시간을 쪼개 직접 부산까지 가서 장사에 필요한 재료를 사오는 일이 일상이 됐다.


 울산에 거주하는 서모(28)씨도 택배 파업으로 인해 낭패를 봤다고 한다. 업무에 필요한 물건을 주문했으나 일주일째 소식이 없었고, 뒤늦게 업체에 확인해보니 울산이 배송 불가지역으로 지정돼 있었던 상황이었다. 서씨는 급하게 발품을 팔아 겨우 대체 물품을 구매할 수 있었으나, 택배파업으로 피해를 봤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CJ대한통운 소속 택배 노조원들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라며 시작한 파업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택배 이용자들의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약 1,600여명으로, 전체 CJ택배기사 가운데 8% 남짓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울산을 포함해 경우 성남, 광주, 창원 등 파업 참여율이 높은 지역의 경우 택배파업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으며 이용자 불편이 타 지역보다 큰 상태다.
 특히 온라인 판매를 겸업하거나,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등 택배 주문 비중이 높은 사업자들의 피해가 크다.


 길어도 3~4일 이내 보장되던 배송이 이번 택배 파업 이후 일주일에서 길게는 2주를 넘기는 경우도 생기면서 소비자 항의가 잇따르기도 한다.


 그렇다고 대체 업체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CJ대한통운과의 택배 계약을 취소하고 타 택배업체와 새로 계약하려 해도 신규계약이 몰린다는 이유로 거절당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이처럼 택배 이용자 불편이 계속되고 있지만 파업 사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는 지난달 28일 CJ대한통운 본사 1층 점거 농성을 해제했다. 본사 점거 농성에 들어간 지 19일 만이다.


 택배노조는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파업은 계속하기로 했다.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파업 사태를 끝내기 위한 전향적 노력을 해달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요청에 화답해 오늘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수석부위원장은 "파업 대오는 여전히 건재하다"며 "다시금 CJ대한통운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대화가 열려있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 요금 인상분의 대부분을 회사가 챙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니난달 10일부터는 사측에 대화를 촉구하며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을 벌여왔다.


 본사 점거 농성 초반에는 1층과 3층에 200여명의 조합원이 있었으나, 지난달 21일 노조가 3층 점거 농성을 해제하면서 1층에 50여명의 조합원만 남아 있었다.
 본사 점거 농성은 풀렸지만 두 달을 넘긴 파업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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