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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원 사회부 기자
정혜원 사회부 기자

최근 울산에서 경쟁관계에 있던 낚시어선을 방화하라고 사주한 업자와 불을 낸 방화범 등 일당 4명이 붙잡혔다. 
 
동종업계에 있던 낚시 어선업자가 본인들의 낚시객들을 새 어선에 뺏길 것을 우려해 앙심을 품고 방화를 사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주한 사람을 제외하고 방화범, 도주를 도운 사람, 범행대가금을 전달한 사람 등 나머지 3명은 낚시업과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한달 반 전부터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 계획을 세우면서 2차례 예행연습을 하고, 여러 차량을 옮겨 다니며 도주를 해 잡기에도 어려웠다. 
 
취재를 하면서 놀라웠던 사실은 방화를 저지르고, 도피를 도우는 등 범행에 가담하고 받은 대가 금액이었다. 
 
이들이 받은 금액은 각 150만원이었다. 방화범은 도피자금으로 추가로 150만원을 더 받았지만, 방화라는 큰 죄에 비해 너무 터무니없는 금액이었다. 

윤리적으로 죄를 저지르는데 있어 값을 매기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지만, 상식적으로 이 돈을 받고 큰 위험에 가담하고, 죄를 저지를 수 있는지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경찰은 그들이 이 정도의 돈을 받고도 범행에 가담할 수 없을 정도로 생활고를 겪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엇이든 간에 이들이 저지른 범행은 용서될 수도 없고,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다.
 
한편으로는 이 정도의 대가 금액으로도 범행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했다. 
 
돈이 윤리적인 가치를 너무 쉽게 뛰어넘어버린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이들이 저지른 범행으로 선량한 시민들의 피해는 너무나도 컸다.
 
어선에 사람이 없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재산피해는 그들이 받은 대가 금액보다 상상을 초월했다. 무려 선박 7척이나 전소됐는데, 피해액이 총 8억 5,000만원 가량이다. 
 
피해자에 말에 따르면 2주 전에 샀던 4억원 가량 하는 선박이 불에 새까맣게 타버려 생계수단도 끊겼으니, 너무 막대한 피해를 끼친 것이다. 
 
경쟁과 돈에 눈이 먼 어리석은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으로 이 모든 일이 벌어졌다. 그들은 범죄에 대한 처벌을 받고 나면 끝이겠지만,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물질적인 가치보다는 윤리적인 가치가 우선시 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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