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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이 뜬다'
'금메달이 뜬다'

성큼 다가온 3월이 달달한 매화 향을 선물한다.
 '금메달이 뜬다'는 김시민 시인의 여섯 번째 동시집이다. 
 시인의 말에서 그는 -이 동시집에 우리들이 사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담으려 했습니다. 학교와 학원, 집과 자연 속에서 누구나 겪을 법한 일상적이 일과 느낌과 생각을 어린이의 말로 적었습니다- 라고 했다.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이 많아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시인이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시가 되었을 것이다.
 
옷 
 
어느 것이 가장 너다운 거야?
 
7번을 단 축구 유니폼?
피아노 치는 턱시도?
아니면
책가방 메고 살랑살랑 걷는 고무줄 바지?
 
너를 만드는 건
내가 아닐지 몰라.
 
뭐든 괜찮아
가장 너다운 것을 입어.
 
난 너랑 함께
네 갈 길을 갈 거야.
 
어떤 옷을 입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될 때도 있다. 경찰 유니폼이나 의사 가운을 입지 않은 경찰이나 의사를 우리는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자라는 아이들은 어떤 유니폼에 자신을 가두지 않았으면 한다. 너답다는 말의 한계에도 갇히지 않기를 바란다. 고무줄 바지면 어떻고 턱시도면 어떠랴? 무엇을 입든 행복했으면 좋겠다.

최봄 아동문학가
최봄 아동문학가

보름달
 
와!
금메달이 뜬다.
 
나는 한 번도 따 본 적 없는
금메달이
동쪽 하늘에 빛난다.
 
옆집 민혁이가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따고
우리 반 수현이가
수학 경시대회에서 딴
황금빛 메달이다.
 
엄마는 민혁이랑 수현이 본 좀 보라지만
나는.
나다.
 
나에게는
나만의 금메달이 있다.
 
저 보름달!
내 가슴에 걸어 준다.
 
사람들 가슴마다
저마다의 금메달을 걸어 준다.
 
저 보름달! 우리들의 꿈메달이다. 
 
보름달을 금메달로 표현한 시인의 눈이 부럽다. 보름이면 하늘에 둥실 떠 있었는데 그게 금메달인 줄 모르고 살았다. 시인 덕분에 이제 금메달이 필요한 사람들 가슴에 금메달을 달아줄 수 있겠다. 저마다의 꿈메달을 단 사람들, 생각만 해도 가슴 뿌듯하다. 오늘 밤엔 내가 갖고 싶은 꿈메달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겠다.  최봄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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