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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전경. 울산신문자료사진
현대중공업 전경. 울산신문자료사진

현대중공업 노사가 해를 넘겨 진행 중인 2021년도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자 노조가 전면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사측이 첫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하면서 파업 가능성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11일 열린 37-2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6만8,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등이 포함된 임금 인상안을 처음 제시했다.

지난해 8월 30일 임단협 상견례 이후 6개월 넘어 처음으로 나온 사측 제시안이지만, 노조는 조합원 기대에 크게 부족하다며 즉시 거부했다.

앞서 노조는 기본급 12만304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산출 기준 마련, 연차별 기본급 격차 조정 등을 요구해 왔는데, 사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분이 노조 요구에 미치지 못한 점과 성과금을 2015년 기준으로 산출한 점 등에서 '검토 가치가 없는 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사측 제시안에 대해서 "수개월 간 조합의 입장을 전달하면서 구성원들이 원하고 있는 내용들을 반영할 것을 요구했지만 노사가 함께 고민해왔던 시간이 무색할 정도의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또 노조는 "기본급, 격려금은 동종사보다 못하고, 성과금은 새로운 성과금산출기준이 아닌 2015년 폐지된 산출식을 적용해 제안했다"며 "현안문제에 대한 내용도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점 등에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노조는 회사가 새로운 제시안을 가져올 것을 요구했고, 14일 본교섭까지 조합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제시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전면파업에 돌입할 계획임을 경고했다.

한편, 노조는 그동안 지급 가능한 기본급과 성과금 등이 담긴 제시안을 내라고 회사에 수차례 요구해 왔다.

기본급의 경우 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앞서 타결한 기본급 인상분 4만~7만1,000원(호봉승급분 포함)을 놓고 협의하고 있으나, 노조 요구안과 차이가 커 조율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후판값 인상분과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대손충당금 등 8,000억원 이상의 적자 상황이라 노조의 요구를 모두 충족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협상이 난항을 겪자 오는 16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노사 모두 파업과는 별개로 교섭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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