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극적인 순간은 처음이었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2012년 촬영했던 사진을 인화해 갔었다. 5년 전 쿠바를 여행하면서 내가 이곳을 다시 올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 아름다운 사람들을 또 만날 수 있을까?
5년이 지난 후, 기억나지도 않는 낡은 골목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는 기대하진 못했다.
그때도 나이가 많아서 아직 살아있을 것이라 생각도 하지 못했다. 사진을 들고 그들이 아직도 그 자리에서 그들의 삶을 살고 있을까하는 기대와 설렘으로 물어 물어 찾았다. 기억을 더듬어 그 골목을 찾고 쿠바노의 도움으로 다시 그분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시간은 흘렀지만 그 골목에서 그대로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과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느꼈던 가슴 벅찬 감동은 다시 경험하기 힘든 일이었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거리 그리고 빛, 여전히 이곳은 활기차다. 황홀한 거리는 그곳에 어울리는 사람들로 금새 채워진다.
쿠바를 생각하고 아바나를 떠올리면 그 골목에 어울리는 음악이 흐른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쿠바 음악의 황금기를 이루었던 이들은 혁명 이후 명맥이 끊어졌다가 미국의 프로듀서인 R.쿠더에 의해 발굴되어 영화로 만들어진 후 유명해졌다. 오리지널 멤버들은 이제 다들 죽고 없지만 다른 음악가들이 명맥을 유지한다. 지난 번 쿠바 방문때는 나시오날 호텔 1930에서 직접 공연을 보았지만 그곳도 문을 닫고 조그마한 무대에서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제는 나이가 많아 힘들어 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열정은 아직 뜨겁다.
쿠바의 마지막 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