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야와 마법의 집
마야와 마법의 집

낯설고 충격적이었던 코로나 팬더믹은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리고, 유치원생이 마스크 벗은 선생님 얼굴이 낯설어 울음을 터뜨렸다는 슬픈 이야기도 웃으며 하는 때입니다. 이 위험한 시대를 비켜갈 세대는 없지만, 새싹 같은 어린이들에겐 이 몹쓸 질병으로 인한 불안감과 무력감이 더 클 것입니다. 이렇게 힘겹고 외로운 어린이들에게 상상의 날개를 달아줄 환상동화가 나왔습니다. 

 마법사의 집은 마을에서 떨어진 산비탈에 있다. 홍가시나무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어 밖에서는 집이 잘 보이지 않는다. 울타리 너머로, 들여다본다 해도, 평범한 가정집처럼 보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평범해 보여야 한다고 마법의 집 식구들은 생각했다. "사람이 사는 것처럼 보여야 해."

 라디오는 자주 큰 소리로 떠들어 댔고, 전등은 저녁마다 꼬박꼬박 불을 켰다. "음식 냄새도 나야 해. 냄새는 역시 청국장이지?"

 냄비의 말에 옷장과 이불장이 동시에 소리쳤다. "청국장은 안 돼!" "지난주에 끓인 냄새가 아직 배어 있다고!"

 국자는 실망했다. "청국장이 어때서? 얼마나 맛있는데." 음식이 고루 익도록 휘저으며, 깊어 가는 맛을 음미하는 것은 국자의 큰 기쁨이다.

 마법사의 특별한 집과 비밀을 간직한 여자아이의 만남으로 동화가 펼쳐집니다. 착하고 싹싹한 주인공 마야, 그러나 세상은 아이에게 살갑지 않습니다. 부모 대신 큰아빠, 큰엄마와 살던 마야는 큰아빠네와 살 수 없는 사정이 생겨 이모네 가족과 살게 됩니다. 또 이모네 가족과도 살 수 없게 되어 헤매다 마법의 집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조희양 아동문학가
조희양 아동문학가

 피치못할 사정으로 마야는 사람들에게 버림받지만, 마법의 집 가족의 따듯한 보살핌을 받으면서, 더 이상 떠돌지 않아도 됩니다. '마야와 마법의 집'은 연작동화로 마야와 마법의 집이 만나는 첫 번째 책입니다. 앞으로 마술쇼 분장사였던 엄마의 등장, 절대 열지 말라는 보라색 문의 비밀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이어지지 싶습니다. 

 작가는 주제나 의미 같은 것은 다 접어 두고, 어린이들이 그저 편안하게 상상과 환상을 누리고 즐길 수 있는 동화를 썼다고 합니다. 환상동화의 가치는 현실 세계에서의 스트레스와 불안, 고민, 갈등에서 벗어나 자유, 해방감을 주는 것이라고 하죠. 이 동화책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답답한 어린이들의 가슴을 트이게 할 즐거운 선물이 되겠습니다. 흥미진진한 환상동화를 읽으며 마야와 함께 직면한 문제들을 멋지게 해결하는 동안, 마음에 쌓이는 두려움이나 스트레스 등이 감쪽같이 사라질 겁니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