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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의 임금님 귀'
'대나무 숲의 임금님 귀'

고마운 감정에 큰 차이는 없을 거예요. 그래도 그중 내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주고, 이해의 눈빛을 보내준 이에 대한 고마움은 뭐랄까요. 내 마음 온도를 올리고, 나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지 하는 착한 변화를 주지요. 네 김문홍 동화작가의 '대나무 숲의 임금님 귀'는 삼국유사에 실려있는 경문왕 설화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잘 듣기와 관련된 동화입니다. 특히 이 동화는 누구보다 듣기를 잘해야 하는 임금의 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야 마마께옵서 백성들의 바른 소리를 더 많이 들을 게 아니옵니까?"
 "하하, 그렇겠구나. 마음이 간절하면 짐의 귀가 더 커질 테니까."
 가실은 다시 한 번 주위를 살펴보았다. 임금님과 할아버지, 그리고 자신밖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 말을 이었다.
 "범교사와 금군대장을 비롯한 신하들은 전하의 귀가 크지 않는 데도 크다고 소문내고 싶어합니다. 그래야 전하께서 백성들의 소릴 잘 듣는 성군으로 기억될 수 있으니까요."
 "그들은 짐이 훌륭한 임금이 되는 걸 원하고 있을 게다."
 "임금님은 만백성의 옳고 그른 소리 하나하나를 새겨들어야 백성들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할 수 있으니까요."
 "오호, 정말 기특한지고!"
 "'임금님의 귀는 크다'하고 한마디씩 할 때마다 더 크게 자랄 테니까요."
 할아버지가 앞으로 나서며 한마디 거들었다.
 "전하, 사실 신하들 진짜 속마음은 전하의 귀가 크게 자라는 걸 원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왜?"
 "전하께서 백성들의 소리에 귀를 더 크게 기울이게 되면, 자신들 마음대로 백성들을 부리지 못할 테니까요."
 "오, 그래? 그래도 짐은 내 귀가 커져서 좋은 소릴 많이 들었으면 좋겠구나."

조희양 아동문학가
조희양 아동문학가

 보통사람보다 귀가 크다는 소문이 나 있는 임금의 귀에 관해 복두장이인 할아버지와 임금이 나누는 대화입니다. 듣기 역할을 하는 귀도 그 사람이 어느 위치에 있는가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친구 사이에선 마음의 여유가 더 있는 친구가 귀를 열고, 가족 사이에선 부모가 귀를 열어 자식의 이야기를 듣고, 한 국가에선 나랏님이 귀를 사방팔방으로 열어 백성의 고통에 찬 신음 소리를 들어야겠지요. 더 가진 자, 더 배운 자들이 친절하게 귀를 열어 울퉁불퉁한 불균형한 사회를 고르고 매만져 평등한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대나무 숲의 임금님 귀'는 특히 대통령이 장래희망인 어린이들에게 좋은 가르침이 될 동화책입니다. 조희양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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