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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초등학교 6학년 교실이었다.
수업 중 갑자기 교실 앞문이 드르륵 열렸다.
“섭아! 점심 벤또 가져왔다~”
친구 섭이의 어머니가 점심 도시락을 만들어 학교에 가져온 것이다. 수업하던 선생님이 대신 도시락을 받았다.
삼베보자기로 둘러싼 양푼이 도시락이었다.
노란 양푼이에 꽁보리밥이 가득 차있고, 그 가운데 간장 종지가 섬처럼 놓여있었다.
“야~ 섭아! 정말 맛있겠다. 선생님이랑 나중에 나눠 먹자.”
반 친구들은 모두 웃음을 터트렸고, 섭이는 어쩔줄 몰라 홍당무가 되었다.
나는 섭이와 함께 보리 수확이 끝난 들판을 돌아다니면서 ‘보리 이삭줍기’내기를 하곤 했다. 친구 섭이는 끼니를 거르는 일도 많았다.
싱그런 오월, 보리가 누렇게 익어갈 때쯤이면 그때 그 보리밭이 생각난다. 섭이는 어디서 무엇을 할까. 송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