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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2021년도 임금협상 재개를 촉구하며 사흘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측은 2017년 분사된 현대일렉트릭과 건설기계를 교섭에서 분리해야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29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체 조합원에게 전면파업 지침을 내렸다. 노조는 27일 7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올해 첫 파업에 돌입했고, 사흘째 파업했다. 오는 4일까지 8시간 전면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사내 도로에 농성 천막을 설치하면서 일부 물류 이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노조의 파업은 지난해 분 임금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해 8월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으로 8개월 간 40여차례 교섭했으나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 지난달 15일 기본급 7만3,000원 인상 등이 담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일주일 뒤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6.76%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후 한달 넘게 교섭이 열리지 않자 노조는 결국 파업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분사된 일렉트릭과 건설기계가 동시에 임금협상을 진행하다 보니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부결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측은 지난 29일 낸 소식지를 통해 "현재의 교섭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경영환경이 모두 다른 세 회사를 하나로 묶다보니, 각사 조합원들 간에 비교심리를 느낄수 밖에 없는 불합리한 상황이 계속 이어져왔다"고 밝혔다. 


 또 "노조가 지금이라도 일렉트릭과 건설기계를 교섭에서 분리한다면, 당장이라도 교섭에 나서겠다"고 제안했다. 


 노조는 지난 2017년 4월 회사가 인적분할을 통해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으로 쪼개진 이후에도 분리된 회사들을 1개 노조로 통합 운영해 왔다.


 2020년 6월 현대로보틱스에 새로운 노조가 생기면서 현재는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 3사 1노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임단협 과정에서도 3개 회사 모두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해야 교섭이 최종 마무리된다. 1곳이라도 부결되면 통과한 회사들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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