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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 밀레니엄공원 안에는 '루리가든(Lurie Garden)'이 있다.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즐겨 찾는 유명한 공원이다. 이 곳의 운영과 관리를 10년간 담당했던 총괄 정원사(마스터가드너) 로라 에카세야(Laura Ekasetya)가 피트 아우돌프의 식물 품종 전문회사인 '퓨처 플랜트' 네덜란드 본사 대표인 해릿 로머스(Gerrit Lommerse)와 함께 울산을 찾았다. 지난 6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태화강 국가정원의 상징이 될 피트 아우돌프(Piet Oudolf)의 '자연주의 정원(다섯 계절의 정원)' 조성에 앞서 현장과 국내 식물 재배지 등을 직접 점검하고, 식물 유지관리 기술 등을 전수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로라 에카세야가 식물의 생육 특성과 곤충의 서식 환경을 두루 활용하는 자연주의 정원 유지관리의 전문가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그는 지난 7일 중구 성안동 가든스튜디오 소원에서 열린 '2022년 정원문화 세미나'에서 '시카고 루리가든 원예담당 10년 이야기'를 주제로 시민 대상 강연을 진행했고 특히 이날 강연에는 피트 아우돌프의 저서 '자연정원을 위한 꿈의 식물' 등을 번역한 오세훈 정원디자이너도 참석해 정원문화를 주제로 시민과 이야기를 나눴다. 또 태화강 국가정원을 직접 둘러보고 울산시 관계자와 '자연주의 정원'의 식물 유지관리 기술 자문, 자원봉사 활동 등 시민의 참여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게다가 '루리가든'은 뉴욕 '하이라인파크'와 함께 피트 아우돌프를 대표하는 정원 작품으로 손꼽힌다. 여러해살이풀 46종을 활용해 인근의 도심 속 빌딩 숲과 대조되는 아름다운 경관을 사계절 선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태화강 국가정원을 꾸며야 하는 울산시민들은 물론 관계 공무원들과 전문가들에게 큰 도움이 됐을 게 틀림없다.
 
알다시피 태화강 국가정원 내 조성될 '자연주의 정원'에는 국내 자생식물을 포함해 약 200종의 다양한 식물이 식재된다. 이 가운데 120여 종 약 4만 포기의 식물이 지난해 11월 국내에 공급됐으며, 해당 식물은 현재 경기도에 있는 계약재배 업체에서 재배하고 있다. 네덜란드 현지에서는 막바지 식물 배식 설계가 진행 중이다. 울산에서는 이달부터 토양개량, 배수시설, 산책로 조성 등 식재 기반조성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여서 이들의 이번 방문으로 울산은 좋은 기회를 가진 셈이다. 문제는 로라 일행의 전문 지식과 노하우가 태화강 국가정원에 어떻게 소화해 담아 나갈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태화강 국가정원의 완성도에 큰 힘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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