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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명예연구위원  

경기도 의왕시에 청사가 있었던 에너지경제연구원(이하 에경연)은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으로 2015년 1월 1일부터 울산으로 이전해서 전 직원이 7년 5개월째 생활하고 있다. 
 
1990년대에 당시 '에경연 산악회' 총무를 맡고 있던 필자는 회원들과 함께 주말이면 주로 강원도에 있는 설악산·오대산이나 수도권에 있는 청계산·관악산 등을 등반했다. 그런데 지인한테서 '영남알프스'를 등반해 보라는 권유를 받고 1995년 11월 25일부터 26일까지 1박 2일로 '에경연' 산악회원 약 10명이 천왕산을 등반한 적이 있다.
 
수원역을 출발해서 대전역을 경유해서 밀양역에 도착해서 표충사를 통해서 천황산에 올라가서 재약산으로 내려왔다고 당시 필자의 산행일지에 적혀있다. 이후 '영남알프스' 산행은 '에경연'이 있는 의왕시에서는 교통편이 너무 불편해서 못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에경연'이 2015년에 울산으로 이전하면서 산악회 회원뿐만 아니라 전 직원이 가지산이나 간월재 억새군락지 등을 자주 가면서 '영남알프스' 절경을 직접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영남알프스'를 한번 체험한 동료 직원들은 혼자만 알고 있기가 너무 아쉬워서, 전국 각지에 있는 지인들을 울산으로 초청해서 산행을 권유했다. 
 
나도 지인들을 자주 초대해서 '영남알프스' 중에서 비교적 걷기가 수월한 배내골에서 간월재 억새군락지까지는 안내 겸해서 동행했다. 그런데 내 지인 중에서 전문적으로 산행을 즐기는 '산꾼'들에게는 간월재 산행 정도는 성에 차지 않았다. 그렇다고 '영남알프스' 9개 봉우리를 다 등반하기에는 특히 수도권에 사는 내 지인들은 울산역까지 고속철도가 있으나 연결 교통편이 만만치 않고 뭔가 뚜렷한 도전 욕구도 없었다.
 
2019년 8월에 울주군에서 '영남알프스' 해발 1,000m 이상 9개 봉우리를 완등하는 등산객에게 인증서와 6만 5,000원 상당의 기념 메달을 준다는 방안을 발표했고 2021년에 시행했다. 
 
'영남알프스' 완등 대상 9개 봉우리는 울주의 가지산(1,241m) 등 7봉·밀양의 재약산(1,108m)·경주의 문복산(1,015m)이다. 완등 인증은 처음에는 각 봉우리 정상 표지석을 배경으로 등산객 본인이 사진을 찍어서 울주군 홈페이지에 올리는 방식에서 2021년부터는 인증 앱을 설치해서 올리면 되는 방법으로 진화했다.

시행 첫해인 2021년에는 1만명 정도로 예상하고 관련 예산 6억 5,000만원 정도를 확보한 울주군에서는 과연 얼마나 등산객이 올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2021년에 유명 연예인을 포함해서 약 6만 5,000명이 도전했고 3만 3,477명이 완등 인증에 성공해서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은 역대급 대박이 났고, 남은 2만명 완등자에게는 2022년 5월까지 메달을 주기로 약속한 상태이다. 현재까지 '영남알프스 9봉 완등 인증' 앱을 설치한 이용자는 5만명이 넘으며, 올해 완등 인증자는 4,188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좋은 일에는 탈이 많다'라는 '호사다마(好事多魔)' 격언이 있듯이 '영남알프스 9봉 완등 인증'이 크게 흥행이 되자 추가되는 예산 때문에 지역에서는 '설왕설래(說往說來)'가 있는 것 같다.
 
필자가 지인들이 울산에 오면 꼭 방문하는 곳 중의 하나인 '대왕암공원'에 2021년 7월 15일에 '출렁다리'가 생겼고, 8월 31일까지만 입장료 2,000원을 안 받기로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그런데 울산 동구는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2022년 12월까지 입장료를 무료로 했고, 주변 상가는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매년 50만명이 방문한다는 산천어 축제에 화천군에서 약 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울주군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영남알프스 9봉 완등 인증'은 1박 2일 쾌속 완주 제한 등 몇 가지 문제점을 보완해서 올해 시행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제도 개선을 잘해서 매년 2만명의 완등자만 만들어도 큰 성과이다. 
 
마지막으로 경기도 남양주에 거주하면서 4월까지 3차례에 걸쳐서 8봉을 완등하고, 5월 15일 입산 통제가 해제되는 문복산 정상 등반을 기다리고 있는 서영택(63) 대학 동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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