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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에 일감이 늘면서 인력 채용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올해 1분기 정작 직원 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호황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해 하반기 건조 작업에 들어서면 인력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9일 현대중공업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기준 현대중공업 직원 수는 1만 2,96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321명 감소했다. 

최근 수주가 늘어나면서 현대중공업은 대대적인 채용에 나섰지만, 4~5년 전 대규모 구조조정 당시 업계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여전한 상황임을 드러냈다. 

인력난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3월부터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도 조선업 관련 특정 활동(E-7)에 대해 외국인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는 상황이지만, 노동 강도와 임금 수준에 불만은 물론 업종 자체에 대한 회의로 인해 건설, 플랜트 등 타업종으로 대거 전직한 것으로 회사는 판단했다.

이는 조선업계 대부분이 겪는 문제로, 대우조선해양은 8,779명에서 8,645명으로 134명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전년 동기 대비 672명 줄어든 9,125명을 기록했다. 직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

조선 3사의 올해 1분기 기준 직원 수는 3만 395명으로 전년 동기(3만 1,522명) 대비 1,127명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3사 정규직은 3만 896명에서 2만 9,628명으로 1,268명 줄었다. 반면 계약직은 626명에서 767명으로 141명 늘었다.

한국해양플랜트협회는 지난해부터 늘어난 수주로 올해 9월 기준 조선 현장의 생산기능인력(협력사 제외)이 4만 7,000명까지 필요하지만, 현재 인력 수준은 3만 8,000명대에 머물러 있어 향후 9,500명 규모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조선업계 근로자들이 이탈하는 배경에는 조선 불황기 당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근로자들의 업계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 2014년 이후 지속된 수주 절벽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조선업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에 따른 여파가 호황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조선업계 인력난이 예상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퇴사를 유도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퇴사를 하면 다음 채용에서 우선 채용을 약속한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선박을 수주해 건조까지는 1년에서 1년 반이 소요된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어난 물량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늘어난 물량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배를 만들 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르면 지난해 수주된 선박들이 건조에 들어가기 시작하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해 내년에는 인력난이 본격화될 것 같다"라고 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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