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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석 더불어민주당 동구청장 후보가 21일 울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청장 후보를 사퇴한다고 밝히고 있다.
정천석 더불어민주당 동구청장 후보가 21일 울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청장 후보를 사퇴한다고 밝히고 있다.

정천석 동구청장 후보가 전격적으로 후보 사퇴를 선언하면서 동구청장 선거가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정천석 현동구청장은 21일 오후 울산시의회 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선거 동구청장 후보 사퇴를 선언하면서 3명이 경합하던 동구청장 선거가 2명의 후보간 맞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정 청장은 전날인 2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1심 선고에서 벌금 80만원을 받고 선출직 공무원의 피선거권 제한을 피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 내린 뜻밖의 결단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파장이 일고 있다.

정 청장은 2019년 7월 동구 모 식당에서 구민 2명을 포함한 울산지역 정당 원로들에게 술값과 음식값(31만 5,000원 상당)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고, 20일 1심에서 검찰이 벌금 80만원을 선고해 직위상실 위기를 벗었다.

이날 정 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1심 재판에서 벌금 80만원을 받았다. 당선무효형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공소기각이나 무죄를 확신한 저로서는 유죄라는 굴레가 너무나 억울하고 승복할 수 없다. 검찰기소와 1심 선고로 선거재판은 이미 끝났지만 구청장선거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셈이다"면서 "벌금 80만원 딱지를 목에 걸고 끝까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지만 우리 당원들과 주민들게 대한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낀다. 저 정천석은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책임을 지고자 한다. 송철호 시장 후보, 기초단체장, 시·구의원들의 승리에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동구청장 후보 사퇴가 진보당 김종훈 후보 지지나 진보진영간 단일화를 의미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저의 사퇴는 특정후보에 대한 유·불리에 개념치 않고 전적으로 제 단독으로 결심한 사항이다. 당리당략에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것은 자기의 몫이다. 그동안 지역 민주당 시·구의원과 핵심당국자와 고소고발건의 조건 없는 취하 요구에 전혀 응하지 않았고, 단일화 논의 이전에 신뢰 관계에 있어서 상호 오랜 앙금이 있다. 단일화 논의는 당별 또는 후보별로 선거전략에 따른 자신들의 입장에서 활용할 수 있겠지만 나는 후보 단일화에 손을 들어줄 의사는 절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천석 후보의 사퇴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와 진보당 김종훈 후보 등 경쟁 후보들은 저마다 정천석 후보를 향하던 표심 확보를 위해 정 청장측에 손을 내밀며 몸을 낮추는 분위기다.
 

천기옥 국민의힘 동구청장 후보가 21일 울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천석 더불어민주당 동구청장 후보 사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천기옥 국민의힘 동구청장 후보가 21일 울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천석 더불어민주당 동구청장 후보 사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와 권명호 시당위원장, 동구지역 지방선거 출마자 등 일행은 정천석 청장의 기자회견이 끝나자 곧장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이어 갖고 "정천석 후보의 지역발전의 뜻을 이어받겠다"는 메지지를 냈다.

천 후보는 "정천석 후보는 저와 당은 다르지만 동구발전을 위한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정천석 후보가 우리 동구 발전과 동구 주민을 위해 평생 헌신한 것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한다. 승리로 보답하겠다"며 우호적 제스처를 보냈다.

김종훈 진보당 동구청장 후보가 22일 울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천석 더불어민주당 동구청장 후보 사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김종훈 진보당 동구청장 후보가 22일 울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천석 더불어민주당 동구청장 후보 사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진보당 김종훈 후보도 22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동구지역 진보당 출마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정천석 청장님의 주민을 대하는 책임있는 태도와 국민의힘이 울산 선거를 싹쓸이 해서는 안 되는 마음으로 내린 그 결단과 충정을 높이 평가한다. 주민들도 그 뜻을 깊이 이해하고 국민의힘이 아닌 진보민주개혁세력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실 것이라 굳게 믿는다"며 손을 내미는 분위기다.

3파전으로 굳어지던 동구청장 선거가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와 진보당 김종훈 후보로 압축되면서 정천석 후보를 지지하던 민주당 지지층의 표심이 과연 어느 쪽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게 될지가 이번 동구청장 선거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천석 동구청장은 후보 사퇴에 따라 지방선거 출마에 따른 직무정지가 해제돼 23일부터 동구청장직에 복귀할 예정이다.  전우수기자 jeus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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