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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과 지방선거 참패 후 극심한 내홍을 겪는 더불어민주당의 계파 간 주도권 싸움이 일촉즉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거 패배 책임을 놓고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친이재명)계 간 공방이 거칠어지며 좀처럼 수습 국면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다. 친문계는 선거 참패 원인으로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며 이 의원의 차기 당대표 출마를 반대하고 있고, 친명계는 '이재명 죽이기'라며 반격에 나섰다.
 
이에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이끌면서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의원이 7일 국회로 첫 등원을 하면서 관심은 자연스레 그의 입에 쏠렸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818호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8월 당권 도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제가 0.5선 초선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해야 할 일이 상당히 많다"며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당내에서는 이 의원의 당 대표선거 출마에 대해 '불가론'과 '불가피론'이 맞서는 형국이다. 이 의원이 전대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쪽은 대선과 지선 패배의 당사자인 만큼 당의 수장을 맡는 게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한편에선 이 의원에게 향하는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력을 고려하면 전대 출마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는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 책임론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과 또 우리 당원 여러분, 지지자 여러분들의 의견을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열심히 듣고 있는 중"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책임론의 당사자라는 점과 자신의 분명한 입장이 오히려 당내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민감한 이슈와는 거리를 두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논의를 위해 오후 열리는 민주당 의원총회와 관련해선 "제가 참여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고, 혁신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선 "그 내용을 잘 모른다"며 대답을 꺼렸다.
 
이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갈등 수습책을 묻는 질의엔 "정치에서 저는 국민과 당원 뜻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인들이 이합집산하면서 정치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국민이 정치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책임론 및 이 의원의 전대 출마와 관련해 갈등이 격화하자 당 일각에서는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은 전당대회전까지 당을 추스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당 내홍의 향방을 가를 첫 번째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대위는 문재인 정부 5년은 물론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를 평가하는 작업과 함께 룰 세팅 등 전당대회 준비까지 막중한 권한과 임무가 주어진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당의 수습과 쇄신을 이끌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4선 중진 우상호 의원이 선임했다. 비대위원은 초선의원 대표로 이용우 의원, 재선 대표 박재호 의원, 3선 대표 한정애 의원이, 원외 인사로 김현정 원외위원장협의회장이 포함됐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김응삼기자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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