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이준석 대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정진석 의원 간 집안싸움에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이준석 대 친윤계 간 대립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혁신위원회 설치와 우크라이나 방문, 공천 문제 등을 놓고 본인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정 의원을 겨냥한 메시지를 7~8일 SNS에 연달아 올리며 재점화했다.
이에 정 의원은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라며 다소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날카로운 공방을 벌였다.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을 마친 이 대표는 7일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 의원들로부터 받은 '육모 방망이와 비슷한 철퇴' 사진을 올렸다.
그는 "우크라이나 의원님들이 우리 방문단의 선물에 대한 답례품으로 가시 달린 육모방망이 비슷한 걸 주셨다. 코자크 족 지도자가들고 사용하는 불라바라는 철퇴라고 설명을 들었다. 자유의 영원한 존립을 위해 잘 간직하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자신의 우크라이나 방문 등을 공개 비판한 친윤계 정 의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 의원은 자유한국당시절이던 2017년 5월 국회에서 열린 당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대선 참패와 관련해 "보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은 육모방망이를 들고 뒤통수를 빠개버려야 한다"고 하는 등 '육모방망이'를 몇 차례 공개 언급한 바 있다.
이어 이 대표는 8일 SNS에 6·1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이의제기는 충청남도 공천에서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점수에 미달한사람을 비례대표로 넣어달라는 이야기였다"며 "자기 관할인 노원구청장도 안 찍어 내리고 경선한 당 대표에게 공천 관련해서 이야기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적었다.
또한 "제가 바보가 아닌 이상 인사전횡을 휘두르려면 공천관리위원회에 내 사람을 넣지, 혁신위원회에 넣겠느냐"며 "적당히 하라. 혁신위원회 흠집을 내자고 사람을 흠집내서야 되겠느냐"고 쏟아붙였다.
그러자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이 대표의 언행에 당혹함을 감출 수 없다"며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선배 정치인이 당 대표에게 한마디 하기 위해서 그토록 큰 용기가 필요한가. 그런 공개적 위협으로 당의 언로를 막는 것은 3김 총재 시절에도 보기 어려웠다"고 썼다.
정 의원은 "정치 선배의 우려에 대해 이 대표는 조롱과 사실 왜곡으로 맞서고 있다"며 "새 정치의 기수로 기대했던 그가 낡은 정치의 암수를 동원해, 논점 흐리기 덮어씌우기에 나섰다. 어디서 이런 나쁜 술수를 배웠나"라고 직격했다.
앞서 정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내가 이 대표의 행보에 시비를 걸어서 이 대표를 무슨 끌어내리려고 한다는 등 억측으로 연결돼서 조금 당혹스럽다"며 "이 대표에게 악감정 있는 것도 아니고 당권 투쟁한 것도 아니다"고 했다.
혁신위원회에 대해선 "최재형 위원장, 천하람 위원으로 보면 이준석 혁신위로 시작하는 것 같다"며 비꼬았다. 김응삼기자uek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