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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두고 입씨름만 이어가고 있어 첩첩산중이다. 국회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협상하기 보다는 '협상 조건'까지 공개하며 진실공방을 벌여 과거 구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원구성 지연책임이 누구에게 있나. 민주당이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일방파기한데 따른 것"이라며 "민주당이 1년 전 약속을 지키면 오늘 당장이라도 국회의장단을 선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1년 뒤 내놓는 조건으로 법사위원장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국회법 개정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믿고 약속을 지켰다"며 "법사위 계류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대폭 축소하고 심사범위를 엄격히 제한했으며 60일 이후에도 자동으로 본회의에 부의되도록 국회법 개정에 협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민주당은 어음만기일에 부도를 냈다"며 "법사위원장은 당연히 국민의힘이 맡기로 했는데 외상값 못 갚겠다고 배짱을 부리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양당간 신뢰 회복이 최우선인 상황이건만 협상 당사자가 불신만 더 깊게 하고 있다"며 "어제(22일) 권대표가 민주당이 '이재명 살리기'를 위해 소 취하를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새빨간 거짓말을 내뱉었다"고 성토했다. 그는 "저를 포함해 원내대표단의 누구도 그런 제안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해 정쟁을 더 키우겠다는 것이고, 그 결과 후반기 원구성이 미뤄지면 문제가 많은 인사들의 임명을 강행할 수 있으니 정략적으로 불리하지 않은 이 상황을 끌며 즐기겠다는 걸로 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김응삼기자ue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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