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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박성민 당 대표비서실장이 30일 이준석 대표의 비서실장직을 전격 사임했다.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윤리위원회 징계 심사를 앞두고 '친윤' 인사로 분류되는 박 의원이 이 대표 곁을 떠나면서 '윤심'이 작용한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 실장은 이날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일신상 이유로 당대표 비서실장에서 사퇴하겠다"며 "더이상 (이 대표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는 것 같다. 도움도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실장의 당직 사퇴는 대선 승리 직후 이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기용된 지 약 3개월여만이다. 

박 실장은 지방선거 직후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도 동행 했었다. 

박 실장은 사퇴 결심 배경과 관련해 '일신상의 이유'라고만 언급했을뿐 구체적 설명하지 않았다.

당 안팎에선 최근 표면화된 당내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 측과 이 대표 간 갈등이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박 실장 임명이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간 소통 창구이기도 했던 점에서 그의 당직 사퇴는 '윤심'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의 사퇴가 오는 7일 당 윤리위원회의 이 대표 징계 심의를 일주일 앞두고 이뤄지는 만큼 일각에선 '손절'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당내에서부터 나온다.

아울러 이 대표에 대한 친윤 그룹의 '고립 작전'이 시작됐나는 해석도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과 갈등을 빚어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윤리위 징계 심의가 열리기 전 윤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두 차례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대통령실과 이 대표의 진실게임 양상을 보였다. 이 대표 측이 사실상 회동이 있었다는 점을 확인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부인했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했을 당시에도 직접 배웅한 권성동 원내대표와 달리 공항을 찾지 않았다.

박 실장은 임명 당시 이 대표의 비서실장직 제안을 처음에는 거절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당대표와 당선인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취지로 박 의원을 직접 설득했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원활한 소통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박 실장은 지난 대선 당시 중앙선거대책본부 조직본부장을 맡아 선거 승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윤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도 두텁다. 

박 실장은 지난 2014년 울산 중구청장 시절,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수사 뒤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던 '윤석열 검사'와 인연을 맺으면서 친분을 쌓은 대표적인 '친윤' 의원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북 경주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 맥스터 현장 시찰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의원의 비서실장직 사퇴와 '윤심(尹心)은 무관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어제(29일) 박 의원이 울산 지역구에 있다가 제가 (마침) 포항에 있으니까, 와서 얘기를 했다"며 "그 과정에서 어떤 상황인지를 들었고 (제가) 박 실장의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박 실장이) 사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심(尹心)'이 이 대표를 떠난 게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선 "그런 해석은 가능하겠지만 박 의원과의 어제 대화에서는 그런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는 7일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 전 자진 사퇴할 관측이 나온 것에 대해 "그런 경우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응삼기자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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