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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 박사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 박사

여름 철새 물꿩은 도요목 물꿩과의 새이다. 몸길이는 약 39~58㎝이지만 약 25㎝는 꼬리깃이 차지한다. 수컷의 몸무게는 113~135g이고, 암컷의 몸무게는 205~260g으로 암컷이 수컷보다 몸집이 크다. 물꿩 신체의 사장(四長) 즉 네 가지 긴 것은 날개깃, 발가락, 발톱 그리고 꼬리깃이다. 이러한 특징은 대부분 물새류의 특징으로 관찰된다. 그 이유는 물위에서 먹이를 찾으며 번식하고 육아하는 서식 환경과 연관이 있다. 발가락이 길면 몸무게를 분산시켜 물에 빠지는 것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등에서 월동하고 우리나라 제주도, 창녕 우포 등 늪지를 찾아 번식한다. 우포늪은 물꿩이 번식할 만큼 안정된 대표적 자연환경이다. 물꿩은 일처다부(一妻多夫)로 암컷이 여러 수컷을 만나 알을 낳아 번식한다. 암컷은 수컷과 짝짓기를 마치고 짙은 갈색의 알을 3∼4개를 낳는다. 그후 물꿩 수컷은 혼자서 25∼27일간 고이 품어 새 생명을 탄생시킨다.

물꿩의 자식 사랑은 대단하다. 하지만 속 상하는 일도 있다. 지나치는 행인마다 "왜, 그대 혼자서 자식의 육아를 담당하나요?"라는 짓궂은 질문은 정말 견디기 힘들다. 물꿩은 대답 대신 아예 노래로 답한다. 

누구나 웃으면서 세상을 살면서도/ 말못할 사연 숨기고 살아도/ 나 역시 그런저런 슬픔을 간직하고/ 당신 앞에 멍하니 서 있네/ 언제 한 번 소리 내어/ 소리 내어 울어 볼 날이/ 남자라는 이유로 묻어두고 지낸/ 그 세월이 너무 길었어(조항조 - 남자라는 이유로 1절 가사)

네 번째 알을 마지막 낳은 물꿩 암컷은 둥지 주위에서 깃 고르기, 주위 살피기, 알 보호하기 등 일정시간 머뭇거린다. 하지만 수컷은 앞으로 일어날 이별의 시간을 예측이나 한 듯 혼자 말로 중얼거린다. "내 곁에 있어 줘 할 말은 모두 이 것뿐이야". 

암컷은 일정 시간이 지나자 둥지에서 서서히 멀어져간다. 느낌을 알아차린 숫컷의 가슴은 새카맣게 타들어 간다. 마지막으로 암컷을 행해 노래 부른다.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이별 노래)

수컷 같은 암컷은 어쩔 수 없는 숙명적 운명 앞에서 노래하고 떠난다. 

지금 가지 않으면 못 갈 것 같아/ 아쉬움만 두고 떠나야겠지/ 여기까지가 우리 전부였다면/ 더 이상은 욕심이겠지/ 피할 수 없는 운명 앞에/ 소리 내어 울지 못하고/ 까만 숯덩이 가슴안고/ 삼켜버린 사나이 눈물/ 이별할 새벽 너무 두려워/ 이대로 떠납니다(조항조 사나이 눈물 1절 가사)

암컷 떠난 자리에는 이별이 파문되어 삽시간에 사방으로 펴졌다. 여기저기 같은 시간에 이별이 이루어지고 있다. 동시에 늦장가 드는 또 다른 물꿩은 기다렸다는 듯이 사랑의 세레나데 소리를 사방으로 들려준다. 방석 같은 가시연이 꽃을 피울 즈음 또다시 생명이 탄생한다. 물꿩의 번식구조가 특이한 것은 오직 하나 종족 번식의 효율성을 크게 높이기 위한 자연의 섭리에 따름이다. 물꿩은 암수 모두 긴 꼬리와 황금색 목덜미 깃 그리고 하얀 얼굴은 외모를 자랑할만한 충분조건을 갖추었다. 

지역 생태관광은 독창적이며 활성화로 지역경제에 보탬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때문에 생태 환경은 환경을 가꾸어놓고 마치 놀부가 제비 몰러 나가듯이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물꿩의 번식지가 제주도를 비롯하여 우포늪 등 점차 북상하고 있는 추세이다.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우포늪을 찾지 않고 번식하는 물꿩을 관찰할 수 있기를 대한다. 태화강국가정원에 습지 환경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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