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들병원 김연구 정형외과 전문의가 내원 환자와 상담하고 있는 모습.
울들병원 김연구 정형외과 전문의가 내원 환자와 상담하고 있는 모습.

전국이 장마권에 접어들면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매일마다 기상청의 강수 예보를 확인하고 하루 일정을 계획한다. 그런데 기상청의 강수 예보 못지않게 스스로 비 소식을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올 것 같으면 뼈마디가 쑤신다는 척추관절통증 환자들이다. 흐리고 비 오는 날씨에 척추관절통증이 심해지는 이유에 대해 울들병원 김연구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알아본다.

# 격한 운동·잘못된 자세로 젊은 환자 늘어
일반적으로 척추관절통증은 주로 퇴행성 변화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격한 운동이나 무리한 활동, 잘못된 자세로 인해 근골격계 질환이나 통증을 겪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목,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의 진단율이 높아졌는데 이들 질환은 초기 발견 시 비교적 수월하게 치료가 가능하나 방치할 경우 지속적으로 악화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또 하나 조심해야 하는 점이 대부분의 경우 휴식을 통해 호전되다 보니 증상이 있음에도 병원을 찾지 않고 미루는 경우다. 
 물론 휴식과 안정을 취하면 통증 경감과 증세 호전이 이뤄질 수 있지만 일부 질환의 경우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나아진 듯 보였으나 다시 재발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에 관련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일반적으로 퇴행성 변화에 의해 생겨
지구를 둘러싼 공기는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수증기 등 다양한 기체분자로 구성되며, 이들 기체분자들도 인간이 느낄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무게가 있다. 그래서 지구 표면을 누르는 공기의 무게 압력을 대기압이라고 한다. 대기압은 지면에서 높을수록 낮아지고 낮을수록 높아진다. 하지만 기상청의 일기예보에서 들을 수 있는 고기압과 저기압은 특정 기압값을 기준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의 기압과 주변 기압을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거나 낮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같은 기압값이라도 주변 기압에 비해 고기압이 될 수도 있고 저기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높이라도 지역에 따라 고기압이 될 수도 있고 저기압이 될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지역에 따라 받는 태양에너지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똑같은 높이라도 태양에너지를 많이 받는 지역은 공기분자들 간 거리가 멀어지면서 저기압이 되고 태양에너지를 적게 받은 지역은 공기분자들 간 거리가 멀어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고기압이 된다. 마치 냄비에 물을 담아 열을 가하면 물분자 간의 거리가 멀어져 수증기로 증발하면서 바닥에 남는 물의 양이 적어지는 원리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고기압은 지구 표면으로 누르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하강기류가 생성되고, 이와 반대로 저기압은 하늘로 올라가려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상승기류가 생성된다. 기압과 달리 기온은 하늘로 올라갈수록 낮아지는데, 저기압 지역에서 하늘로 올라간 공기 중 수증기는 차가운 기온 때문에 물방울로 변해 구름을 형성한다. 구름 속의 물방울들은 서로 합쳐지면서 더 큰 물방울을 형성하다가 더이상 하늘에 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워지면 땅으로 떨어지는 비가 된다. 따라서, 비가 내린다는 것은 그 지역이 저기압 상태라는 것이다.

 저기압 상태가 되면 인체 표면을 누르는 공기의 압력이 평소보다 낮아지고 인체 내부의 관절 공간의 압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이로 인해 관절 내 조직이 팽창해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비 오는 날은 기온도 평소보다 낮아지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인체 스스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장기에 우선적으로 혈액을 공급한다. 즉, 뇌와 심장, 그리고 내장으로 가는 혈류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척추관절로 가는 혈류량은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척추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뻣뻣하게 긴장하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김 연 구울들병원 정형외과전문의/진료부장
김 연 구울들병원 정형외과전문의/진료부장

# 다시 재발하는 경우 빈번 초기 진료 중요
장마철에 몸이 아프다고 해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통증은 오히려 더 심해진다. 실내에서라도 30분 정도의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신체운동을 하면서 근육과 관절을 유연하게 풀어주면 통증은 훨씬 경감될 수 있다. 

 온찜질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척추관절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통증 호전에 도움 된다. 하지만 온찜질이라도 온도가 너무 높거나 오래 지속하면 피부에 화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40~42도 정도의 온수에서 20~30분간 찜질하는 것이 적절하다. 

 차가운 공기는 관절을 경직시켜 통증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에 에어컨 바람을 직접 맞는 것은 피하고 실내·외 온도차가 5도가 넘지 않도록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약국에서 구입한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호전되지 않으면 척추관절병원을 방문해 정확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정리=김경민기자 uskkm@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