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주군 두서면 차리 유진목장의 오래된 개량 뽕나무의 모습.  김동균기자 justgo999@
울주군 두서면 차리 유진목장의 오래된 개량 뽕나무의 모습. 김동균기자 justgo999@

뽕나무는 생명력이 강한 나무이다. 그래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다. 그런데 생각 외로 오래된 뽕나무는 보기 힘들다. 반구대 암각화 가는 길에 오래된 뽕나무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반구 마을로 향했다. 반구대 암각화 입구에 사는 뽕나무는 키가 컸다. 여러 그루가 모여 있는데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자라는 뽕나무가 정겨워 보였다. 또 한 그루의 오래된 뽕나무가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가 보았다.

오래된 뽕나무가 있는 곳 아주 가까이에는 공룡 화석 발자국이 있었다. 지금은 반구대 암각화가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데 동행한 분의 설명을 듣다보니 정작 중요한 것은 반구대 암각화 보다는 공룡 발자국 화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공룡 발자국 화석은 아무 주목도 받지 못하고 반구대 암각화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실이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곡천 뽕나무는 수령이 오래된 나무였다. 나뭇가지도 많이 부러지고 곳곳에 상처도 있었다. 보호가 필요하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그런데 직접 가서 보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대곡천 뽕나무는 자연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였다. 주변의 다른 나무들과 어울려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으로 보였다. 사람들이 찾아와 주지 않는다고 뭐라 할 뽕나무가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유용한 뽕잎을 내어주는 오랜 일을 마치고 자연의 품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 모든 부위 약재 사용 버릴 것 없어
두서면 차리 유진목장에는 우리 삶과 함께하는 뽕나무가 있다. 유진 목장의 뽕나무는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하는 뽕나무였다. 꽃사슴과 젖소에게는 시원한 그늘을, 새들에게는 안전한 보금자리를, 사람들에게는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고 맛있는 오디까지 내어주는 정말 고마운 나무였다.

울주군 삼남읍 가천리 한 농장에서 익어가는 오디.
울주군 삼남읍 가천리 한 농장에서 익어가는 오디.

 뽕나무는 진짜 약나무다. 뿌리껍질, 열매, 가지, 잎 모두 한약으로 사용한다. 뽕나무 뿌리껍질은 상백피(桑白皮)라고 한다. 열매는 상심자, 가지는 상지(桑枝), 잎은 상엽(桑葉)이라고 한다.
 상백피의 성질은 차고 맛은 달다. 숨이 차고 가슴이 그득한 것과 부종을 치료하며, 담(痰)을 삭이고 갈증을 멎게 하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한다. 한의원에서는 주로 폐(肺)의 열(熱)로 인한 기침에 사용한다.


 상심자의 성질은 차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소갈증을 낫게 하고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오래 먹으면 수명이 는다고 하였다. 한의원에서는 상심자의 보익간신(補益肝腎)하는 효능을 이용하여 주로 간신(肝腎)의 기능부족으로 오는 어지럼증, 시력감퇴, 이명, 불면증에 사용한다.

# 강인한 생명력 우리에게 나눠주는 듯
상지의 성질은 평(平)하고 맛은 쓰다. 풍습(風濕)을 제거하고 관절을 부드럽게 하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해서 부기를 없애는 효능이 있다. 한의원에서 상지는 주로 목과 어깨 팔의 통증과 저림증에 사용하며 고혈압에도 사용한다. 

뽕나무의 열매인 오디가 한약재인 상심자.
뽕나무의 열매인 오디가 한약재인 상심자.

 상엽의 성질은 차고 맛은 쓰고 달다. 풍(風)을 물리치며 열을 내리고 간을 식혀주어 눈을 맑게 해 주는 효능이 있다. 한의원에서 상엽은 주로 감기로 인한 발열, 두통, 안구충혈 등의 안과 질환에 사용한다.

김영덕 심호당 한의원장
김영덕 심호당 한의원장

 

 뽕나무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이다. 예전에는 누에의 먹이로 많이 길렀지만 지금은 예전만큼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뽕나무는 진짜 약나무이다. 어디 하나 버릴 것 없는 효과 좋은 약나무이다. 뽕나무는 어디서나 잘 자란다. 병이 와도 잘 이겨내고 가지를 잘라내도 새 줄기가 다시 올라온다. 우리 곁에 항상 가까이 있기에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들이 많다. 그 중에 하나가 뽕나무라는 생각이 든다. 뽕나무는 너무나 고마운 나무다. 김영덕
심호당 한의원장 kyd120@hanmail.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