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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이루는 아름다운 소리빛깔들

나정욱
 
소리의 빛깔들의 질서정연하게 
아침 풍경을 이루고 있다
새들이 제각기 소리를 뜯어먹고 있다
사람들도 
오늘은 무슨 소리로 자신을 드러낼지 소리의
빛깔을 골라 옷을 입는다
여기저기
소리의  빛깔을 리얼타임으로 보여주는 
자연의 풍경들
시장의 풍경들
눈을 감으면 물에 풀리는 기름띠처럼
총천연색으로
번지는 소리의 노을빛
아침놀이나 
저녁놀처럼 소리의 빛깔이 저리 아름다운 풍경도
없을 것이다 하늘로 오르는 
풍등하나
저것은 누구의 목소리로 올라가는 소리빛깔의
감탄사일까
 
△ 나정욱: 울산대학교 국어교육학과 대학원 졸업 1990년 <한민족 문학>에 '실습시간' 외 2편의 시 발표로 작품 활동시작. 한국작가회의 회원. 울산민예총 회원. 중등학교 교사. 시집 '며칠 전에 써 두었던 내 문장에서 힘을 얻는다'(2019) '눈물 너머에 시(詩)의 바다가 있다'(2019) '라푼젤 젤리점에서 아내와의 대화'(2021).
 

도순태 시인
도순태 시인

온통 산야가 초록일색이다. 저 초록 속으로 들어가 빛깔의 소리 듣는 시인. 어떤 상상도 부합될 수 있는 시인만의 열린 사유가 발산하는 시의 걸음을 보게 된다. 시인은 일찍이 소리빛깔로 풍경과 새의 밥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 빛깔로 옷을 입는 상상이 돋보인다. 자연을 차례차례 끌고 가는 안정적인 편안한 시선으로 따라가다 멈칫 서게 하는 엉뚱한 아침놀, 그러나 그 빛깔이 안겨주는 의미를 느낄 수 있어 안심이다. 매일 아침 펼쳐지는 풍경너머의 소리들, 시인이 풀어낼 초록들의 소리는 어떤 음색이 될지 묻고 싶어지는.

 누가 '소리의 빛깔을 리얼타임'으로 지켜보고 있을까? 그러나 시인이라면 그래야 할 것 같은 반성이 앞선다. 같은 아침이 없을 것이고 같은 소리가 아닐 진데 무덤덤하게 사물에 익숙한 게으름에 또 반성하게 하는 시다. 언제나 소리는 다른 높낮이로 풍경을 만들고 리얼타임으로 말을 걸어오는데 자세히 듣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일침인 것 같다. 소리의 어긋남보다 소리의 조화를 시인의 눈을 통해 보여주기도 한 것 같다.  

 결국에 시인은 자연이 풀어놓은 모두가 詩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자연이 주는 것에 대한 감사에 저절로 감탄사가 터진 것은 아닐까? '소리빛깔'을 찾다보면 사계절의 다채로운 음률의 시가 기다릴 것이다. 7월의 더위와 가끔 종일 내리는 비 소리의 빛깔은 어떤 색으로 표현할지 자꾸만 시인의 다음 시가 궁금해진다. 아마도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자연의 하루의 소란을 그림 같이 은유하지 않을까.  도순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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