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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개교한 유니스트는 지역과학기술혁신 역량평가 순위를 2010년 전국 15위에서 2021년 5위로 끌어올리는 주도적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유니스트 캠퍼스. 유니스트 제공
2009년 개교한 유니스트는 지역과학기술혁신 역량평가 순위를 2010년 전국 15위에서 2021년 5위로 끌어올리는 주도적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유니스트 캠퍼스. 유니스트 제공

UNIST가 울산을 '스마트 그린 산업도시'로 바꾸는 꿈을 꾸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할 '차세대 반도체'를 개발하고, '에너지 실증파크'를 완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화학공학 분야 연구성과를 사업화한다는 것. 
 또 내년 3월 설립될 UNIST 의과학원을 기반으로 의료복합타운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용훈 총장은 "UNIST 같은 연구중심대학을 잘 육성하면 인류의 미래를 바꿔놓을 초격차기술을 얻을 수 있다"며 "울산이 차세대 반도제와 스마트 헬스케어를 선도하는,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세련된 도시가 되길 꿈꾼다"고 밝혔다. 

# 2009년 개교…10여년만에 괄목상대
울산은 자동차·석유화학·조선 등 3대 주력산업이 바탕이 되는 산업도시였다. 
 이를 토대로 첨단산업도시로의 발전 역량이 충분했지만, 지역 내 고등교육기관이 부족해 인재가 다른 도시로 쉽게 유출됐다. 


 이런 분위기는 2009년 UNIST 개교로 달라졌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이 매년 발표하는 '지역과학기술혁신 역량평가(R-COSTII)' 순위에서, 2010년 전국 16개 광역시도 중 15위에 머물던 울산이 2013년 9위로 중위권에 올랐다. 2017년부터 울산의 순위는 5~6위를 오가는 상위권으로 상승했고, 가장 최근인 2021년 울산의 순위는 5위다. 


 KISTEP에서는 울산의 순위 상승 비결 중 하나로 'UNIST 설립'을 들고 있다. 
 2013년부터 UNIST 석·박사 등 연구인력을 배출해 '이공계 박사 비중 지표'를 높였으며, '연구원 1인당 논문 수·피인용 수' 등도 UNIST 관련 지표가 기여했다는 것이다.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 총장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 총장

차세대 반도체와 스마트 헬스케어를 
선도하는 울산으로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세련된 도시가 되길 꿈꾼다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총 6,395건의 특허를 출원 또는 등록한 부분도 울산의 평가지수 상승에 보탬이 됐다.  같은 기간 기술이전 건수는 130건이며 이를 금액으로 평가하면 101억 8,200만원이다. 이 기간에 창업한 기업은 66개이며, 이들의 평가 가치는 5,380억 원에 이른다. 


 UNIST 설립은 울주군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이종관 이화여대 교수가 2018년에 발표한 '대학교 캠퍼스가 지역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KDI 정책연구시리즈)'에 따르면, UNIST 설립으로 인해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가 2만1,835개로 추정된다. 


 특히 UNIST 설립으로 인한 제조업 고용창출 효과가 컸으며, 지역 내 수요 증가로 서비스업 고용도 함께 증가했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 2만여개 일자리창출…생산유발효과 2598억원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혁신에도 UNIST가 앞장서 대응하고 있다. 
 2020년 9월 개원한 동남권 최초 '인공지능대학원'을 비롯해 2021년 9월 문을 연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은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분야에서 지역을 지원하고 있다. 


 동남권 산업 현장에 AI를 도입해 스마트 팩토리를 실현하고, 울산지역 정밀화학기업들을 반도체 소재부품 분야로 진출하도록 돕는 중이다. 
 올해 9월부터 신입생을 받는 '탄소중립대학원'은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오른 기후변화와 여기에 대응하는 탄소중립 분야에서 교육과 연구를 선도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반도체 분야에서는 반도체설계대학원과 반도체 학사과정의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반도체 인력을 육성하고, 미래에 대비할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선도하기 위해서다. AI가 각 분야에 빠른 속도로 적용되면서 여기에 필요한 차세대 반도체 개발도 중요해졌다. 
 무슨 물질이 새로운 반도체 물질로 적합한지, 어떻게 소자를 설계해야 좋을지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UNIST는 반도체학부를 구성해 차세대 반도체 분야를 선도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은 차세대 AI 반도체 소자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반도체 설계 분야와 협업해 실증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반도체설계대학원을 신설하고 반도체 소자-회로-시스템·소프트웨어 전 계측을 융합하는 석·박사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학사과정에도 반도체 교육이 가능하도록 과정을 꾸릴 예정이다. 
 
 

이현욱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왼쪽)가 학생과 함께 배터리 연구에 필요한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이현욱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왼쪽)가 학생과 함께 배터리 연구에 필요한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 지역 정밀화학업체 반도체 소재분야 진출 지원
UNIST는 13년 전 개교 때부터 에너지와 화학공학 분야에 주력해 이 분야에 강력한 연구팀들을 확보하고 있다. 
 클래리베이트에서 선정하는 세계 1% 연구자가 배터리(이차전지), 태양전지 그리고 수소 분야에 2명씩 6명이 포진하고 있다. 


 배터리 분야에는 조재필 교수와 이현욱 교수가, 태양전지 분야에는 석상일 교수와 김진영 교수가, 수소 분야에서는 김광수 교수와 백종범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 분야에서 나온 결과는 창업으로 연결되고 있으며, 성공사례도 나오고 있다.
 UNIST가 구상하는 '에너지 실증파크'는 배터리나 태양전지, 수소, 원자력 등 에너지와 관련된 기술을 실증할 '에너지 플랜트 인큐베이터'다. 


 실험실보다 규모를 키워 실제 사업화 가능성을 면밀하게 따져보는 프로토타입(prototype)을 설치하고 시험하는 것이다. 
 현재 UNIST 캠퍼스 내 유휴부지를 개발해 에너지 실증파크로 조성하면, 세계적인 수준의 차세대 에너지 기술들의 사업화를 더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울산에서 차세대 에너지 산업이 커지고, 관련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UNIST 학생들이 생체물질 연구에 필요한 광학장비를 살피고 있다.
UNIST 학생들이 생체물질 연구에 필요한 광학장비를 살피고 있다.

# 스마트케어로 의료복합타운 기대
내년 9월 목표로 추진 중인 'UNIST 의과학원'은 미래 유망산업으로 꼽히는 바이오메디컬 분야를 이끌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중요해진 '의과학자'를 양성하고, 동남권을 중심으로 한 의료산업을 육성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UNIST 의과학원은 울산의대와 협력하면서 MIT-하버드의대에서 1970년대부터 추진해온 'HST(Health Sciences & Technology)'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공학자는 의학을, 의사는 공학을 배워 '공학 기반의 의과학자'를 양성할 계획이다. 


 이렇게 양성된 의과학자는 유전체와 스마트 헬스케어, 신약개발 등의 연구를 추진하며, 울산에서 추진하는 의료복합타운과도 연결된다. 
 이 사업들은 울산지역에서 부족한 의료 인프라를 보강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고,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다.


 이용훈 총장은 "세계적인 도시에는 세계적인 대학이 있듯 울산에는 UNIST가 있다"며 "울산시민들이 UNIST라는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품은 도시로서 자부심을 느끼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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