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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作 '거북'
백남준, 거북, 1993, 비디오 설치, 단채널 비디오 3점, 컬러, 무음, 모니터 166대, 재생장치 3대, 철제 구조물, 150×600×1000㎝. 울산시 제공

울산시립미술관(관장 서진석)은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의 '거북'을 미술관에서 최초로 전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울산시립미술관은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기획전 시리즈 제2부 '땅의 아바타, 거북'을 제2전시실에서 오는 9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앞서 시립미술관은 특별기획전 1부 전시를 통해 5월 19일부터 7월 17일까지 백남준의 '시스틴 채플 (Sistine Chapel)'을 선보인 바 있다. 

'시스틴 채플'이 미켈란젤로의 천장화인 천지창조를 비롯한 서양적 세계관을 마치 '하늘'에 펼쳐 보였다면, '거북'은 천지를 유지하고 떠받치는 '땅'에 관한 동양적 세계관을 거북의 형상을 빌려 강렬하게 발산하고 있다. 

'거북'은 올 1월 울산시립미술관 개관 전시 때 대왕암공원 내 구 울산교육연수원에 소개된 바 있으며, 이번에는 시립미술관 전시실에서 직접 관객을 맞는다. 

비디오 설치작품 '거북'은 백남준이 1993년 독일 베를린의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최초로 선보였던 작품이다. 

1990년대 초반은 백남준 작가가 활발하게 작품을 제작하던 시기다. '거북'이 제작된 1993년 백남준은 제45회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작가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166대의 TV 모니터를 거북 형상으로 설치한 거대한 미디어 조각작품은 10m×6m×1.5m 규모로 관객을 압도하며 스펙터클물의 정수를 보여준다.  

'거북'은 자연과 기술, 동양정신과 서양문물의 결합이라는 백남준 특유의 미학을 보여준다. 

서구의 역사적 문화유산인 바티칸의 시스틴 채플이 백남준의 '시스틴 채플(1993)' 작업으로 재탄생했다면, 울산에 안착한 백남준의 '거북'(1993)은 동양의 문화유산이자 전 인류의 지성과 문화활동의 원류인 반구대 암각화의 뜻을 드높이고 있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는 우리나라에서 거북 도상을 최초로 발견할 수 있는 문화유산이다. 

울산시립미술관 관계자는 "'거북'은 미디어아트 특화 미술관을 지향하는 울산시립미술관의 소장품으로서 기술과 자연의 조화, 현대와 역사의 융합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다"라고 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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