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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시험지 /장영채 지음
낙엽 시험지 /장영채 지음

울산 아동문학회 회원이신 장영채 시인의 첫 동시집 낙엽 시험지를 소개합니다.
 장영채 시인은 어릴 적 동시를 볼 때마다 뒤를 돌아보았어요.
 아마 그때 동시의 싹이 돋았나 봅니다.
 '보고 또 보고 싶은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낙엽 시험지를 여러분에게 날립니다'라고 시인의 말을 전합니다.
 몇 편의 동시를 읽어 보겠습니다.

# 낙엽 시험지

문제를
다 못 푼 나뭇잎

찬바람 선생님
재촉이다

고개를
들었다 숙였다 하는
나뭇잎

빨리 답안지 제출해라

교실 밖 친구들
함께 바스락거린다

# 똑똑똑

엄마와
수박 사러 갔어요

손가락을 꼬부리더니
똑똑똑
고개 갸웃갸웃
대답이 없나 봐요

옆집으로 건너가
다시 똑똑똑
방긋 웃음
바구니에 담네요

엄마와 수박이
주고받는 말

알아듣지 못해도

집에 와 먹어 보니
꿀맛

 

박해경 아동문학가
박해경 아동문학가

찬바람 선생님이 야속합니다. 시간이 다 되었다고 시험지를 거두나 봅니다. 
 문제를 푸는 나뭇잎이 고개를 들었다 숙였다 조금 더 시간을 주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요. 꼭 그런 마음이 드는 건 왜 그럴까요?

 시험을 볼 때마다 허둥지둥 헤매는 제모습을 보는 거 같아요. 저뿐 아니라 장영채 시인도 그렇게 했기에 낙엽시험지에 그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낙엽시험지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가득 일으키게 합니다.

 엄마가 수박 사는 모습을 아이들의 눈에 보이는 그대로 옮겨 온 거처럼 천진난만하게 느껴집니다. 
 똑똑똑, 옆집으로 옮겨가, 엄마와 수박이 주고받는 말…
 이런 표현에서는 여태까지 읽어 본 동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재미난 시적 표현인 거 같아 웃음이 나왔습니다. 꿀맛이었습니다. 박해경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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