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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주택시장이 역대급 '거래절벽'에 접어들자, 매물이 쌓이고 최근 입주를 시작한 신규 아파트에선 극심한 입주난을 겪고 있다. 

 입주 단지의 입주난은 주택 거래가 원활하지 않을 때마다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요즘은 그 정도가 특히 심하다.

 7일 부동산 빅데이터 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5일 현재 울산의 아파트 매물(매매+전세+월세)은 1만5,571건으로 일년 전 1만976건과 비교해 41.8% 불었다. 

 매매 물건만 따지면 1만2,0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336건에 비해 대략 30%(29.57%) 늘어 적지 않은 적체 폭을 나타냈다. 

 전세 물건도 지난해 8월 1,137건에서 올해는 2,519건으로 20% 가량(21.54%) 확대됐다. 

 금리 인상과 금융시장 불안, 집값 고점 피로감 등이 겹치면서 매물이 쌓여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며 9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8월 첫째주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0.07%로 주간 기준 -0.09%였던 지난 2019년 8월 이후 3년 만에 큰 폭의 하락세다. 

 KB부동산 리브온의 8월 1일 기준 주간 KB주택시장동향에서도 울산지역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은 전주 대비 -0.02%를 기록했다. 대구(-0.05%), 부산(-0.03%)과 함께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2020년 하반기~2021년 상반기 울산집값 급상승 분위기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아파트 거래절벽 현상과 집값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주택 거래가 잠긴 배경은 복합적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고점을 찍은 집값으로 매수자들이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섰고 여기에 시중금리까지 급등하면서 주택시장에 진입하기 쉽지 않다. 집값이 하향 조정 중이긴 하나 그간의 상승폭에 견주면 미미하고 집값 상승 기대감까지 꺾이면서 비싼 대출이자를 감수하고 집을 살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울산지역 새 아파트 입주단지에서는 극심한 '입주난'이 벌어지고 있다. 

 집주인이 이사 못 오고 전셋집도 안 나가 입주 후에도 매물이 늘고 있고, 이전 계약가보다 크게 가격을 낮춘 '급전세'도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울산에서 인기가 높은 주거지로 꼽히는 남구 공업탑 인근 문수로 두산위브더제니스도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한 후 256세대 중 현재 34건이 거래를 기다리고 있다.

이 물건 중에는 전용 면적 84㎡ 규모를 전세 3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찾는 급전세 물건도 있다. 인근 문수로아이파크 1,2차에서 같은 면적이 전세 5억3,000만원에 형성된 것과 비교된다.

 이달 중 입주를 예고한 남구 문수로동문굿모닝힐(166가구)는 92건의 매물이 나와 있으며, 역시 이달에 입주할 울주군 언양 e편한세상울산역어반스퀘어(934가구)도 미입주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 이들 신규 아파트 단지의 집주인들 사이에선 세입자 구하기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인근의 공인중개사는 "기존 주택을 팔고 새 아파트로 입주해야 하는데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에 새 아파트 입주 단지의 입주난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또 세입자를 못 구해 자금 계획에 비상이 걸린 집주인이 다수이고, 전셋집을 찾는 세입자보다 전셋집을 내놓는 집주인이 많기 때문에 전셋값은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울산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집값이 치솟아도 문제지만 주택거래가 끊기는 것도 부동산 시장 침체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며 "하락장 장기화는 2010년 하우스푸어, 역전세난, 깡통전세 등으로 시장 불안정을 키워 경착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거래 활성화 차원의 규제 완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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