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환 울산지검장과 박성주 울산경찰청장이 17일 중대재해 예방의 일환으로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방문했다.
울산의 검·경 두 수장이 함께 안전 점검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데, 무엇보다 과거 '고래고기 환부 사건'과 '피의사실 공표죄 논란' 등으로 갈등을 겪었던 두 기관장의 공동 행보에 특별한 관심이 쏠린다.
두 기관장은 이날 오전 현대중공업 본사를 찾아 각종 안전조치 사항을 설명듣고, 선박 건조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이어 오후에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찾아 생산시설을 둘러봤다.
두 기관장의 이날 양 대기업 현장 방문은 취임한 직후인 지난 6월말 만남에서 즉석 제안으로 이뤄졌다.
울산경찰청을 방문해 노 지검장과 박 청장이 대화 과정에서 조선·자동차·석유화학 관련 대형사업장과 원전까지 있는 울산의 산업 특성상 합동점검 필요하다는데 공감한 것이 이날 현장 방문으로 이어진 것이다.
당면 현안인 중대재해 예방이라는 공통 사무의 연장선상이긴 하지만, 두 기관장이 함께 산업현장을 찾은 것만으로도 반목의 울산 검경이 화해의 물꼬를 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기관장이 손을 잡을 수 있었던 데는 두 사람의 개인적인 인연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노 지검장과 박 청장은 경찰대 선후배로 사이로 박 청장이(경찰대 5기)이 한 기수 위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울산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이후 두 기관장이 취임하면서 안전을 주제로 분위기 일신을 위한 현장 점검에 공감한 것 같다"며 "울산의 검경 수장이 합동 점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두 기관장은 오는 31일에는 SK에너지, 새울원자력본부를 함께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안전을 확인할 예정이다. 김경민기자 usk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