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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아파트 매매 시장의 거래 절벽이 새 아파트 미입주로 이어지고 있다.
 8월 중에만 1,000가구 이상 새 아파트 집들이가 이뤄지고 올 한 해동안 입주하는 신축 공동주택 세대가 줄잡아 3,500호에 달하면서, 울산에서 입주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17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울산 남구 문수로동문굿모닝힐 아파트 166세대, 언양 이편한세상 어반스퀘어 아파트 934세대 등 1,100세대가 집들이를 하는 가운데, 이들 신축 공동주택에 미입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잔금 마련이 여의치 않아 건설사에 입주 날짜 또는 잔금 납부 시점 연기를 요청하는 입주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기존 주택을 팔아 자금을 마련해야 할 처지지만 주택 거래가 좀체 이뤄지지 않고 대출도 사실상 막혀 있어 울상을 짓고 있다.

 일부 입주자는 잔금을 연체할 경우 불이익은 없는 지 연체이자는 어떻게 되는 지 등을 문의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남구 문수로드림파크 448세대, 문수로두산위브더제니스 355세대, 번영로하늘채센트럴파크 848세대, 동구 KCC스위첸웰츠타워1단지 255세대 등이 입주를 진행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북구 오토밸리 한양립스포레스트 376세대, 남구 대현시티프라디움 216세대 등이 예정돼 있다. 

 올 한해만 입주 물량 3,598세대가 쏟아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입주난' 조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울산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한동안 울산에 아파트 입주량이 적었지만, 최근 부동산 침체 시기에 입주 물량이 급증하다 보니 미입주가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2010년대 초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과 미입주 대란에 시달렸던 모습과 비슷하다. 당시 불꺼진 단지가 적지 않았고 할인 분양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혼란을 겪었다. 

 미입주 조짐은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압박으로 수분양자의 구매력이 낮아지고 아파트 매매 시장이 극심한 '거래 절벽'에 이르면서 매매가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울산지역 입주율은 하락했다. 
 8월 울산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62.5%로 전달 73.3%보다 11%p 가량 떨어졌다.
 새 아파트 10채 중 4채가 입주를 포기한다는 얘기다.

 전국의 입주전망지수가 7월 68.3%에서 8월 69.6%로 상승한 것과 비교된다. 
 다만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대출비용 부담증가 등으로 주택 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위축돼 전국 입주전망지수는 여전히 70선을 하회하고 있다.

 미입주 이유로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이라는 응답이 40.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잔금대출 미확보'(28.0%), '세입자 미확보'(26.0%) 등 순이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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