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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조선업 불황으로 촉발된 '탈(脫)울산'으로 매년 1만명 정도가 빠져나가면서 절벽 상황에 놓인 울산의 인구 문제에 암울함을 더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울산시가 18일 발표한 '2022 울산광역시 사회조사' 결과, 지역의 미혼 남녀 10명 중 7명 정도가 사실상 결혼할 생각이 없으며, 앞으로 결혼할 경우 1명 이상의 자녀를 낳겠다는 미혼자는 30%대에 그쳤다. 이번 사회조사는 지난 4월 13일부터 26일까지 지역 내 3,820가구 만 15세 이상 가구주와 가구원(응답자 6,832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 △사회복지 △노동·고용 △인구유출 △베이비부머 세대 △사회참여·통합 △코로나19 △보건·위생 △환경 △안전 △부울경 특별지방자치단체 △구·군별 특성항목까지 총 12개 부문 131개 항목에 걸쳐 이뤄졌다.

 개인 부문에서 49세 이하 미혼 시민에게 결혼 계획을 물었더니 '있다'는 응답은 남녀 각각 31.5%와 24.5%에 불과했다. 나머지 '잘모르겠다'는 응답은 남성 43.6%, 여성 43.8%였고, 아예 결혼 계획이 '없다'는 남성이 25%, 여성 31.7%로,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부정적이었다. 지역별로는 울주군에 거주하는 남성의 결혼 생각이 있다는 응답 비율은 21.9%로, 30%대 초중반을 기록한 다른 구에 비해 낮았고, 여성은 동구가 17.3%로 다른 구·군의 20%대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미혼자의 향후 자녀 계획에 대해서는 1명 이상의 자녀를 낳을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남녀를 합쳐 전체의 25.4%에 그쳤다. 결혼할 생각이 있는 미혼자 4명 중 아이를 갖겠다는 사람이 1명뿐이라는 얘기다. 반면, 나머지 응답자 74.4% 중 57.7%는 자녀를 출산할 생각이 없으며, 16.9%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향후 자녀 계획에 대한 이 같은 응답은 남녀 모두 주거 형태에 따라 답변에 크게 갈렸다. 남성은 자가 또는 보증금이 있는 월세를 사는 경우 보증금 없는 월세에 비해 높은 자녀 의향을 보였고, 여성은 보증금이 없는 월세에 사는 경우 모두 자녀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로 남성은 '육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42.1%, '무자녀 생활의 여유 및 편함' 28.9%를 꼽았다. 여성은 '육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37.5%, '무자녀 생활의 여유 및 편함' 30.7%, '경력단절 ' 7.1% 등의 순이었다.

 인구유출과 관련,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있다'는 응답자가 16.5%(울산 내 4.0%, 울산 외 12.5%)로 나왔다. 이주 지역으로는 동남권 26.0%, 울산 24.1% 순이었다.

 삶의 질 부문의 조사에서 올해 울산 시민의 주요 생활 관심사는 '경제(돈)'가 77.3%로 가장 높았고, 이어 '건강' 63.7%, '직업·직장' 31.7% '자녀 양육 및 교육' 31.4% 등의 순으로 지난해 조사 결과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가구 부문의 부채에 대해 조사에서 울산시 가구의 47.8%는 현재 가구에 부채가 있다고 응답했다. 주된 부채 원인은 '주택 임차 및 구입'이 69.1%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는 '재테크 투자' 9.3%, '교육비, 의료비를 제외한 기타생활비' 8.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 부문에 대한 조사에선 노후생활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예'로 응답한 시민은 61.3%였다. 준비 수단은 국민연금이 73.0%로 주된 방편이었고, 다음으로 예·적금 및 저축성 보험 38.8%로 나타났다. 노후 요양 장소로는 본인의 집이 65.9%, 요양전문시설 24.3%, 자녀 집 0.9%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 부문과 관련, 코로나19 감염으로 재택근무 또는 원격 수업 경험이 '있다'가 20.3%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10대가 89.2%, 20대 39.7%, 30대 21.2%, 40대 20.8% 등의 순이었다. 재택근무 또는 원격수업에 대해 필요하다는 응답은 83.5%로 매우 높았다.

 보건·위생 부문의 건강관리 문항에선 시민의 흡연자 비율은 17.9%로 나타났으며, 남성이 32.6%로, 여성(2.4%)에 비해 매우 높았고, 연령이 높을수록 흡연자 비율은 낮았다.

  환경 부문에선 시급히 개선돼야 할 환경문제로 '대기환경'이 33.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자연생태계 보전' 15.5%, '폐기물 처리 및 관리' 10.6%, '산업공단 환경개선' 10.0% 등의 순이었다.

 안전 부문에선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신종 질병(신종 바이러스 등)'이 26.1%로 가장 높았다.
 부울경 특별지방자치단체 출범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는 44.9%로 나왔으며, 최우선 정책 분야는 '광역교통 인프라 구축 정책'이 36.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일자리 정책'도 30.7%의 높은 응답 비율을 보였다.

 울산시는 시민의 사회적 관심사와 의식 변화를 파악해 시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지난 1998년부터 매년 사회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울산시 사회조사의 특이점으로는 기존 단순성별 구분 분석 방식에서 벗어나 성별 분류 후 다시 하위 특성별(연령별, 지역별, 소득별 등) 세부 분석을 통해 시민들의 요구를 보다 면밀히 파악했다는 점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즉시 전 부서에 공유해 시민 의식변화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 수립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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