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클립 '오대산과 오만부처'편에서 장창호 작가는 오대산에서 얽힌 두가지의 전설을 전하고 있다.
첫번째 전설은 신라 자장스님이 당나라 유학시절 일만명의 보살이 산다는 중국 오대산을 찾았는데 꿈속에서 태화지라는 못을 지나다 문수보살을 만나게 된다. 신라로 돌아온 자장은 황룡사 구층목탑을 지어 왕좌에 오른 선덕여왕의 입지를 다지고 승려도 가르치며 율사(律師)의 지위까지 오르며 바쁜 나날을 보낸다. 그리고 당나라 유학시절 만난 문수보살과 인연을 잊지 않고 태화사, 통도사 등 울산과 양산에 이름난 사찰을 짓고 문수 신앙을 키워 나갔다.
어느날 든든한 후원자였던 선덕여왕이 갑자기 숨지자 신라의 권력은 진평왕 후손인 동륜계에서 진지왕 후손인 사륜계로 흐르며 그 중심에 선 김춘추가 가야 혈통 김유신까지 규합한다. 불교의 흐름도 원효와 의상이 주축이 돼 불교계가 재구성 되자 자장은 모든 것을 버리고 고구려와 인접한 명주(강릉)로 홀연히 떠났다. 깊은 산 속에 초막을 짓고 말년을 보냈다. 산맥의 주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4개의 봉우리가 있는 산의 이름도 문수보살과 인연을 맺은 오대산(五臺山)이라 불렀다.
자장율사는 당나라 유학시절 문수보살에 받은 4가지 지켜야할 계(戒)가 있었다. 홀연히 나타난 스님이 부처의 가사와 진신사리를 전하며 범어로 된 계의 뜻을 알려준다. 장창호 작가는 범어로 된 4계를 낭독하며 그 뜻도 풀이한다.
- 가라파좌낭 (呵囉婆佐囊, 불교의 이치를 다 알아냈도다)
- 달례치거야 (達㘑哆佉嘢, 본디 자신의 본성이라는 것은 없으니)
- 낭가사가낭 (曩伽呬伽曩 그 이치는 이러 하느니라)
- 달례로사나 (達㘑盧舍那, 곧 노사나불을 만날 것이다)
노사나불은 석가모니불과 달리 사람의 눈에 뜨이지 않으며 여러 가지 형상으로 변하는 화신불(化身佛)이다. 노사나불의 옆에 함께하는 협시보살이 바로 문수보살이다. 이에 자장율사는 문수보살의 진신을 오대산에서 다시 만날수 있으리라 굳게 믿으며 기다려던 것이다.
또다른 전설은 권세를 버리고 오대산을 숨어든 통일신라시대 두 왕자의 이야기 이다. 신문왕의 아들 태자 보질도와 동생 효명태자는 외할아버지 김흠돌이 반란을 일으켜 할아버지 문무왕의 칼에 목이 떨어지고 역적이 된 왕비는 궁궐에서 쫒겨났다. 두 왕자는 어수선한 정국을 피해 도망가듯 변방 산속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산속에서 연꽃이 핀 자리에 각각 암자를 짓고 지내던 두 왕자는 만월산의 동대(관음암), 장령산의 서대(수정암), 기린산의 남대(지장암), 상왕산의 북대(미륵암)와 풍로산의 중대 등 5곳에서 5만 부처의 형상을 만나 예를 리며 부처를 모시다 동생 효명태자는 궁으로 돌아가고 형 보질도 태자만 남았다 전한다. 소리 연기 : 장창호 극작가, 정리 : 김동균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 울산신문 오디오클립 'U울림통' 바로가기
▶ 영상 보기 : 장창호 [118] 만어산의 부처 그림자